"적자 나도 1,000원 약속"… 고려대 명물 '영철버거' 이영철씨 별세

    작성 : 2025-12-13 21:50:27 수정 : 2025-12-13 22:18:59
    ▲ 영철버거 이영철씨 [연합뉴스]
    무일푼으로 시작해 1,000원짜리 '영철버거'를 고려대 명물로 일궈낸 이영철씨가 별세했습니다. 향년 58세.

    13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세상을 떠났습니다. 암 투병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초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한 고인은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10살부터 중국집, 군복공장, 막노동판 등을 전전했습니다.

    2000년 무렵 신용불량자라는 딱지를 안고 수중에 단돈 2만2,000원만 남은 절박한 상황에서 고인은 고려대 앞 손수레에서 1,000원짜리 버거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식 핫도그빵 사이에 고기볶음, 양배추, 소스 등을 넣은 투박한 방식의 '스트리트 버거'는 값싼 가격에 학생들의 허기를 채워주며 '명물'로 떠올랐습니다.

    2005년쯤에는 40개의 가맹점을 거느려 '성공 신화'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고인은 버거에 들어가는 돼지고기를 등심으로 바꿨을 때도 가격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양배추와 청양고추 가격이 치솟아 버거 하나를 팔면 200원의 적자가 났을 때도 '1,000원'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2015년엔 영철버거도 경영난으로 폐업했습니다. 인근에 비슷한 가격대의 다양한 먹거리 가게가 들어서면서 영철버거도 메뉴 고급화 등을 시도하다 결국 재정난에 직면한 것입니다.

    그러자 고대생들은 영철버거 살리기에 나섰습니다.

    당시 '영철버거 크라우드펀딩'에 총 2천579명의 고대생이 참가해 6천811만5,000원을 모금했습니다. 그렇게 영철버거는 재개업을 해 다시 '고대 명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 102호에 마련됐습니다. 발인은 15일 오전 6시 30분,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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