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과 눈물의 작별..손흥민 "어떤 복을 받아서 이런 사랑을.."

    작성 : 2025-08-04 10:28:00
    ▲ 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토트넘 고별전을 치른 손흥민 [연합뉴스]

    "도대체 어떤 복을 받아서 이런 선수로 성장했고,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로 자리매김했을까요."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과 작별하는 손흥민이 한국 팬 앞에서 마지막으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마친 뒤 벅차오른 감정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손흥민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의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를 마치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많은 분이 고생했다고 말씀해 주시는 데 대해 정말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며 "아직 축구 인생이 끝나지 않았다. 더 즐거운 모습, 더 좋은 모습, 행복한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습니다.

    선발로 출전해 약 65분을 뛴 손흥민은 교체 사인이 나오자 그라운드 위의 토트넘 동료들, 뉴캐슬 선수들과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벤치에 앉은 손흥민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훔쳤고, 경기 뒤에 동료들의 헹가래를 받은 뒤엔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펑펑 울기도 했습니다.

    손흥민은 "여러 감정이 북받쳤던 것 같은데, 처음에는 정말 안 울 줄 알았다"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보낸 팀을 이렇게 떠나보내려고 하니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선수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듣다 보니 감정이 올라와서 눈물이 많이 났던 것 같다"고 돌아봤습니다.

    이어 "너무나도 행복한 경기를 했고, 팬, 동료, 상대 선수 덕분에 정말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며 "진짜 너무 기분이 좋아서 잠을 못 잘 것 같다"고 밝게 웃었습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전후 동료들로부터 "내 입으로 말하기 창피할 정도로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그런 얘기를 듣다 보니 토트넘에서 10년 동안 있으면서 '그래도 팀에 영향을 미치고 도움을 주는 선수였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어서 더 행복했다"고 전했습니다.

    우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한 절친 벤 데이비스가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고는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고마웠다"며 "나는 그 친구 아들의 대부인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자랑스러운 대부가 돼야 하니 축구선수로서, 사람으로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데이비스는 취재진과 만나 "손흥민은 비록 우리 팀은 떠나지만, 내 인생에서는 더 오래 함께할 소중한 친구이자 가족"이라며 "새로운 여정에서 많은 걸 이루길 바란다"고 응원했습니다.

    그러면서 "10년간 클럽이 참 많이 변했는데 손흥민이 참 많은 영향을 줬다"며 "손흥민이 떠난다는 건 클럽엔 아주 슬픈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손흥민은 가장 주목받는 차기 행선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를 암시하는 '힌트'를 줬습니다.

    손흥민은 "아직 결정된 게 없기 때문에 여기서 지금 말씀드리는 것보다는 조금 기다려주시면 좋을 것 같다"면서도 "어제 좀 좋은 정보를 드렸으니, 오늘은 한발 양보해 달라"며 웃었습니다.

    손흥민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토트넘과 이별을 직접 발표하며 "저에게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기에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게 컸다"라고 말해 로스앤젤레스(LA) FC로 향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손흥민은 토트넘 직속 후배 양민혁과 뉴캐슬에 입단한 박승수를 향해 "나보다 더 잘하는 선수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덕담했습니다.

    양민혁에 대해선 "이제 좀 많이 친해져서 내게 농담도 하는데, 14살 차이 나는 친구가 농담하니 좀 적응이 안 되더라"라며 웃은 뒤 "그래도 너무 보기 좋다. 오늘도 교체로 들어가서 어린 친구가 저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는데, 나도 새로운 환경에서 저렇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걸 어린 선수로부터 배웠다"고 칭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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