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선 1인당 최대 3,200만 원 보상' SKT 해킹 피해, 국내에선 어떻게 될까

    작성 : 2025-05-01 14:46:36
    ▲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서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SK텔레콤이 유심 해킹 사태 대처가 미흡했다며 정치권과 여론의 질타를 받는 가운데 과거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을 겪은 미국 통신사들의 거액 배상 사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8일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건을 다루는 청문회를 열기로 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2020년대 들어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미국 지역 대형 통신사로는 T모바일, AT&T 등이 있습니다.

    미국 3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T모바일은 2021년 전·현 고객 및 잠재적 고객 7,660만 명 이상의 이름, 생년월일, 사회보장번호, 운전면허증 번호 등이 포함된 신용조회 데이터가 대거 유출돼 파문이 일었습니다.

    이 중 고객 85만 명은 계정 비밀번호(PIN)까지 노출돼 회사가 강제 초기화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T모바일은 공격 사실을 알림과 동시에 모든 고객에게 이메일과 문자 알림을 발송하고, 피해 여부와 관계없이 2년간 맥아피의 보안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소비자들은 법원에 T모바일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T모바일은 소비자에게 3억 5천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4,590억원을 배상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T모바일 고객들은 피해 규모에 따라 1인당 최대 2만 5천 달러, 약 3,200만 원의 보상을 받게 됐습니다.

    ▲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 [연합뉴스]

    T모바일은 이와 별개로 2023년까지 1억 5천만 달러를 자사 사이버 보안 분야에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점유율 기준 미국 1위 통신사 AT&T도 여러 차례 고객 정보 유출 사건에 휘말렸습니다.

    AT&T는 2023년 외주 마케팅 업체 클라우드 저장소에서 고객 890만 명의 이름, 무선전화 번호, 회선 수, 통화량, 요금제 등이 담긴 고객 독점 네트워크 정보(CPNI)가 유출됐습니다.

    이에 AT&T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1,300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170억 원의 과징금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AT&T는 이듬해에는 고객 1억 900만 명가량의 통화·문자 기록 등이 해킹당한 것으로 나타나 파문이 일었습니다.

    피해 규모는 2022년 5월부터 10월 사이 생성된 전체 고객의 통화·문자기록 등으로, 당시 AT&T는 해커와의 협상을 통해 37만 달러를 지급하고 데이터를 삭제했습니다.

    AT&T는 이보다 앞선 작년 3월에도 약 760만 개의 현재 계정 사용자와 약 6,540만 명의 과거 고객 개인 데이터가 다크웹으로 유출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AT&T는 지난해 발생한 이들 사건으로 FCC 조사를 받고 있으며, 텍사스·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미국 내 각 주에서 20여 건의 개별 및 집단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서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한국의 경우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고에 대한 과징금 규모가 작아 '일벌백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3년 7월 해킹 공격으로 약 30만 건의 고객 정보를 유출한 LG유플러스에 6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톡 오픈채팅 기능의 보안 취약점으로 이용자 개인정보 6만 5천 건이 유출된 것과 관련해 151억 원의 과징금을 물었는데, 이는 기업에 부과된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과징금 액수 중 역대 최고치입니다.

    올해 초에는 실내 스크린골프 기업 골프존이 고객 및 임직원 개인정보 221만여 건이 다크웹에 유출된 사고로 75억 원의 과징금을 내게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SKT 사태에 내려질 과징금 규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최장혁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기본적으로 LG 유플러스(개인정보 유출) 때와는 차원이 많이 다를 것"이라며 더 높은 액수의 과징금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2023년 9월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은 과징금 상한액을 '위법행위와 관련된 매출액의 3%'에서 '전체 매출액의 3%'로 조정하되 위반행위와 관련 없는 매출액은 제외하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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