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임박...유류세 인하·정유사 손실 보전

    작성 : 2026-03-10 07:52:18
    ▲ 기름값 최고가격 지정제 실시되나 [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정부가 2천 원대를 넘보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이번 주 석유 최고가격제를 전격 시행합니다.

    국제 시세에 일정 마진을 더해 정유사의 공급가 상한선을 정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기준 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는 ℓ당 1천949원을 넘어섰고, 경유 가격은 1천971원으로 휘발유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습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발생하기 전날인 지난달 27일과 비교하면 휘발유는 11%, 경유는 그보다 훨씬 높은 18%가 넘는 급격한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중동 상황과 관련해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과도하게 인상된 석유 제품에 대해 최고가격 제도를 신속하게 도입하고 과감하게 시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부는 현재 관련 고시 제정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기본적으로는 2주 주기로 설계하려고 한다"며 "첫 번째 최고가격은 지금 시중에서 소비자가 맞닥뜨리는 가격보다는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 실장은 "2주 간격으로 최고가격을 조정하면서 유류세 인하 등을 통해 가격 출렁임을 막는 완충 조치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주 내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준비를 마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가 시행되면 1997년 유가 자유화 조치 이후 정부가 시장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30년 만의 첫 사례가 됩니다.

    정부는 아직 석유 최고가격제의 구체적인 시행 방식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정유사 공급가에 상한선을 설정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몇 주간의 싱가포르 현물 시장 가격 평균에 일정 마진을 더해서 정유사가 팔 수 있는 최고가를 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밝혔습니다.

    국제 가격 변동이라는 객관적 지표를 반영하되 정유사가 과도하게 이윤을 챙기지 못하도록 규제함으로써 정유업계의 폭리를 차단하고 국내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격 인상 시도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가격 통제 시 우려되는 '공급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가동합니다.

    정부는 '매점매석 고시'를 통해 정유사가 생산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반드시 국내 시장에 판매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가격 상한제를 피해 물량을 쌓아두거나 수출로 돌리는 행위를 원천 차단해 수급 안정을 꾀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인해 정유사가 입게 될 손실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보전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의 법적 근거가 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3조에는 가격을 통제받은 사업자의 손실을 국가가 보전해 줄 수 있다는 규정이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정유업계 손실 보전을 위해 필요한 재정 소요까지 이미 시뮬레이션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유류세 추가 인하와 소비자 직접 지원 방안도 함께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세제 조정과 직접 지원을 병행하는 방식의 종합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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