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대통령 청와대와 정부에서 일했고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참모와 국민의힘 창당준비위원장을 지낸 '보수의 책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해 "왜 저러고 있는지 도대체 모르겠다"며 "이재명 대표가 성공한 대통령이 될 거란 기대가 있어 선대위원장을 맡았다"고 밝혔습니다.
윤여준 위원장은 오늘(3일) 방송된 전국 9개 민방 공동대담에 출연해 국민의힘 구 여권 일각의 '한덕수 대망론'에 대해 "경력과 대통령의 자질은 별개"라며 "제가 보기에 한 총리는 '테크노크라트'다. 테크노크라트가 이런 격변기에 국가 지도자로서 적격이냐 하는 것은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관료로 성장하신 분이어서 자연히 그게 이제 체질이 돼 있는 거잖아요. 굉장히 유용한 자질이지만 이게 '대통령이다' 할 적에는 꼭 그런 자질만 가지고는 안 되니까. 관료나 그런 거는 다른 사람의 자질을 빌려 쓰더라도 통치자로서의 어떤 비전이나 원대함 이런 게 있어야 하는데 창조성이라는 면에서 국가 지도자로서는 좀 미흡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저는 평소에 하고 있는 편"이라는 게 윤 위원장의 평가입니다.
이른바 '반이재명 연대 빅텐트'에 대해서도 윤 위원장은 "바람직스럽다고 보기는 어렵겠죠"라며 "그러나 그런 집단적인 반대 움직임에 대해 이 후보가 왜 저런 일이 생기는지도 잘 고민을 해봐야 되겠죠. 그래서 자기성찰이라는 점에서 뭔가 고쳐야 할 게 있으면 고쳐야 하고"라고 윤 위원장은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후보와 한 총리, 여기에 이낙연 전 총리를 포함하는 단일화에 대해선 "글쎄. 그게 뭐 큰 시너지가 날까요?"라고 반문하며 "이낙연 전 총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국민적 지지라는 것도 그렇고. 한 총리, 이 전 총리가 호남분이라고 하는데 호남분들 정치의식이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단순히 호남 출신이라고 막 쏠리고 그러는 건 아닐 거에요. 전 그렇게 본다"고 거듭 부정적으로 전망했습니다.
윤 위원장은 다만,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에 대해선 "이준석 대표가 가지고 있는 표가 상당히 있다. 무시할 수 없다"며 "어쨌거나 이제 젊은 분이고 이준석 대표의 상징성은 좀 높이 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회창 총재의 두 차례 대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던 윤 위원장은 국민의힘 현 상황에 대해 "저는 늘 그 당에서 그 당의 주류를 이루는 분들하고 생각이 늘 달라서 어떻게 보면 그분들한테 아주 골칫거리 같은 존재였었는데"라며 "저는 지금도 '아, 저 당이 왜 아직도 저러고 있냐'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죠"라고 한심함과 아쉬움, 안타까움을 동시에 내비쳤습니다.
윤 위원장은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두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이 찬성과 반대로 갈려 논쟁을 벌인 것에 대해 "그게 지금 무슨 생산적인 논쟁인가요?"라며 "그게 이미 그 단계는 지나갔어야 되는 거잖아요. 미래 지향적 가치도 제시하고 방향도 제시하고 그래야 되는 거 아닌가요. 미래를 얘기해야지. 아이고. 참 답답해. 그런 거 보면"이라고 혀를 찼습니다.
대통령직에서 파면돼 사저로 돌아가면서 "다 이기고 돌아왔다"는 윤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엔 "그게 뭐 논평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까? 그게"라며 "그냥 본인의 착각 속에 사는 사람이니까 뭐 계속 그렇게 살라고 그러죠"라고 직설적으로 냉소했습니다.
"그렇게 살면 자기만족은 있을 거 아니겠어요? 이기고 돌아왔으니까.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든 역사가 어떻게 평가하든 본인이야 이기고 돌아왔다고 생각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겠죠"라고 윤 위원장은 거듭 윤 전 대통령을 한심해했습니다.
관련해서 윤 위원장은 "사람을 가장 강력하게 마취시키는 게 '권력'이라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대통령은 권력 마취와 중독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특히 우리처럼 권력이 집중된 대통령은 더군다나 그렇다"며 "우리 전통이나 문화가 그런 면이 좀 많으니까. 그런 점에서는 권력에 있는 분이나 국민이 늘 경각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회창 총재를 보좌할 때 '이렇게 가시면 안된다'고 꾸준히 말씀을 드렸는데 근데 그게 뭐 제가 단기필마로 당 중진 세력들을 제가 당할 수가 있나요. 저는 그렇게 나중에 떨어져 나왔던 거죠"라며 "지금 생각해도 한국 정치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등장하신 분인데 그 기회를 그렇게 날려 보낸 건 저는 지금도 두고두고 정말 회한이 있을 정도죠. 그러나 어쩌겠습니까"라는 회한을 윤 위원장은 쏟아냈습니다.
윤 위원장은 그러면서 "제가 보기에는 이재명 대표는 우리가 보통 언론을 통해 받아들이는 것보다 훨씬 스마트한 분이에요. 그러니까 권력 마취 덫에 갇히지 않을 수 있다는 희망을 하고 있는 거죠"라며 "그리고 본인도 그렇게 옆에서 꾸준히 그런 노력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가 대통령 자질이나 능력은 충분해서 국가를 잘 운영할 거라는 기대가 있다"고 선대위원장 직을 수락한 배경을 설명한 윤 위원장은 "화려하게 등장해서 대통령이 된다고 끝이 아니다. 충분한 고민과 준비가 있어야 한다"고 윤 위원장은 거듭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봐라. 준비 없이 선거에 이겨 대통령이 된 뒤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다 보지 않았냐. 정당 경험도 없고 자질도 없는데 바로 대통령이 되면 굉장히 위험하다"며 "이 대표가 판단력도 예리하고 자질도 충분한데 권력 마취나 중독을 끊임없이 경계해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윤 위원장은 주문했습니다.
윤여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상임총괄선대위원장 인터뷰 전문은 동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