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수필문학>으로 문단에 나온 김옥례 작가가 수필 선집 『내발자국』 (서석刊)을 발간했습니다.
이 수필 선집은 그동안 작가가 펴낸 세 권의 수필집에서 51편을 골라 새롭게 엮은 것입니다.
작가의 유년시절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추억거리를 담아낸 자전적 수필로 갈피마다 특유의 '단짠단짠'하는 글맛이 아우러져 있습니다.
일상에서의 경험담을 소재로 구성된 이야기는 꾸미거나 미화하지 않고 진솔하면서도 생동감 있게 삶의 단면을 반추하고 있습니다.
◇ 전통문화를 이해하는데 훌륭한 교과서또한 거기에는 작가가 80년 남짓 세월 동안 가족과 더불어 부대끼며 살아온 후일담과 직장생활에서의 애환, 고향의 그리움, 노년의 유유자적한 삶이 다정다감한 톤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특히 글감으로 '은비녀', '요강', '무명 속곳', '달챙이 수저' 등 요즘 접하기 어려운 옛 생활 민속을 많이 가져와 전통문화를 이해하는데 훌륭한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보름달 모양의 둥그런 놋수저가 수십 년 세월에 반달이 된 달챙이 수저가 판자 부엌문 쇠고리에 꽂혀 있다. 녹이 슬어 잿빛이다. 반달 모양의 끝이 뾰쪽하게 구부러져 있다. 그 손잡이도 닳아서 약간 구부러져 있다. 구부정한 숙모님의 허리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찡하다."
- '달챙이 수저' 中
억척스레 일만 하시던 숙모님의 손가락 마디가 구부러지고 옆으로 휘어진 모습을 보고 달챙이 수저에 비유한 글로서 작가의 안타까운 마음이 짠하게 스며 있습니다.
◇ "누군가의 가슴에 여운으로 남아 있기를"작가는 "수필은 내 노후 인생에 양념이다. 얼마 남지 않은 여정 내 삶에 반성문 같은 이야기도 쓰고 싶고 지금까지 산 삶과 추억들을 더듬어 글을 통하여 누군가의 가슴에 썩지 않은 씨앗 하나를 심어주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김석문 시인은 작품해설에서 "김옥례 작가의 수필은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옷깃을 여미게 한다. 위트와 재치로 갈무리해 나가는 글솜씨가 자못 놀랍다"고 평했습니다.
한편, 김옥례 작가는 수필집 『복조리』, 『전설의 그림자 빛살 피우기』, 『예 말이요!』를 펴냈으며, 아시아서석문학 작품상, 징검다리 수필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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