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돋보기]'한 마리 학처럼 아름다운' 목포구 등대

    작성 : 2025-04-20 10:00:02
    수로미산 아래 날아갈 듯 날렵한 자태
    붉은 노을 속 장관 연출..관광명소 인기
    등대 일원 관광경관 명소화 사업 추진
    1908년 최초 설치, 목포 관문 불 밝혀

    ▲ 목포구 등대 전경

    '얼어붙은 달그림자 물결 위에 차고
    한 겨울의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 섬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 등대지기 中

    이 가사는 바람과 파도가 넘실거리는 외딴섬에서 고독하게 등대 불빛을 지켜온 등대지기의 삶을 담고 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닷가에서 망부석처럼 서서 오가는 배들이 안전하게 항해하도록 돕는 등대.

    전남 해남군 화원면 매월리 해남 구(舊) 목포구(木浦口) 등대를 찾았습니다.

    목포대교를 건너 화원면 매월리 해변도로를 따라 10여 분을 달리자 한 마리 학을 닮은 등대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 목포의 상징 삼학도와 강강술래 조형물

    정문 입구 주차장에 내려서 주위를 둘러보니 목포의 상징 삼학도와 강강술래 조각상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아줍니다.

    마치 조각공원에 온 듯 주변 풍경과 조형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조심스레 경내로 들어서니 산비탈에 갖가지 형태의 등대가 전시돼 있습니다.

    목포구 등대는 1908년 대한제국 시절 청일전쟁에 이어 러일전쟁까지 승리한 일본이 본격적인 대륙 진출을 위한 기반시설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목포항의 관문(입구)에 위치해 '목포구(木浦口) 등대'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인 등대로 건립되었으나 선박의 통항량 증가 및 대형화에 따라 1964년 12월 직원이 상주하는 유인 등대로 역할이 강화되었습니다.

    ▲ 갖가지 형태의 등대 모형

    100년이 넘든 세월 동안 다도해의 섬 화원반도와 달리도 사이 폭 600m 협수로를 통항하는 배들이 안전하게 드나들도록 불빛을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의 유인등대는 2003년 12월 단장한 모습으로 기초가 36m, 등대 높이가 37m에 이릅니다.

    구 등대탑은 2008년 7월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제 379호)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하늘로 비상하듯 힘차게 솟은 목포구 등대는 항진하는 선박을 형상화한 것으로 항로 표지 운영 정보를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등대 꼭대기에 오르면 점점이 떠 있는 다도해 섬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멀리 고하도와 달리도가 바라보입니다.

    ▲ 목포구 등대 주변 해상도

    수로미산 자락에 위치한 목포구 등대는 서해바다로 떨어지는 낙조가 장관이어서 관광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해질녘 산과 바다를 온통 휘감으며 불타는 붉은 노을에 관광객들을 환호성을 지르며 잠시나마 환상의 경지에 빠져듭니다.

    하지만, 겨울엔 눈이 많이 내려 직원들이 제설작업 하느라 고역이라고 합니다.

    간혹 폭설 때문에 차량이 고립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 친구와 함께 목포구 등대를 방문한 이윤수 씨(왼쪽)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이윤수 씨는 "1962년 목포사범학교 재학 시절 여름이면 이곳에서 임해훈련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며 "당시는 금오도라는 섬이었는데 댐건설과 관광지 개발로 뭍으로 변했다"고 회상했습니다.

    한편, 목포구등대 관광경관 명소화 사업이 최근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목포구등대 일원에는 예술의 등대 전시관, 해풍갤러리, 정원 등을 포함한 복합 문화 관광시설이 건립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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