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태평양 전쟁 말기 조선인들은 전쟁터로 강제 동원돼 참혹한 시간을 견뎌야 했습니다.
패망을 앞둔 일본은 마셜제도로 전남 출신 600여 명을 끌고가 죽음을 강요하기까지 했는데요.
그 명단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임경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태평양 전쟁 말기 남태평양 밀리환초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의 명단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작성한 '피징용 사망자 연명부'와 '해군 군속 신상조사표'에는 최후까지 저항하다 죽으라는 옥쇄 명령을 받은 이들의 이름이 담겼습니다.
기록된 피해자 640명 중 대부분인 635명은 전남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1942년 초 끌려간 뒤 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노예 이하의 삶을 살았습니다.
구례와 광주 광산에서는 한 집에서 형제가 같이 징용으로 끌려가 희생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다케우치 야스토 / 조선인 강제징용 연구자
- "일본 해군이 조선총독부를 이용해서 어디 군에서 동원할지를 정했어요 전라남도에서. 조선총독부가 동원할 장소를 결정했어요."
올해 아흔을 맞은 서씨는 80년도 더 된 아버지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1941년 남태평양 팔라우섬으로 끌려간 뒤 소식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서태석 / 故 서조왕금씨 유족
- "7살에 아버지가 남양군도에 가셨거든요. 그래서 돌아가셨어요. 행여라도 기다리는 마음은 영원하죠. 오늘 여기에 나온 것도 혹시 우리 아버지 성함이 나오셨나.."
이외에도 퀘젤린 환초와 루오트 섬으로 끌려간 677명의 희생자 명단도 조명됐습니다.
이같은 성과에도 여전히 많은 강제동원 희생자들의 명단이 공개되지 않고 있고, 유해는 소재조차 알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이국언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 "진상 자체가 규명이 되지 않는 상황을 지금 여실히 보여주고 있거든요. 우리 정부 대응 기구가 없는데 전라남도가 피해자니까 전라남도가 움직여라 하는 것도 사실 한계가 있고.."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이 저지른 만행이 점차 드러나고 있는 만큼 진상 규명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합니다.
KBC 임경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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