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김문수 후보가 선출된 지 일주일만입니다.
전날 밤 김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최종 결렬되자 당 지도부가 사실상 강제 후보 교체에 나선 겁니다.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비상대책위와 선거관리위를 동시에 열어 대통령 선출 절차 심의 요구, 김문수 후보 선출 취소, 한덕수 후보 입당 및 후보 등록 등 안건에 대한 의결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밤새 김 후보의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새 후보자가 등록하는 절차까지 다 해야 한다"며 "한 후보가 입당 원서를 제출하면 비대위 의결이 필요하고, 그다음에 새로운 대통령 후보 선출 절차가 진행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 안건에 대한 의결 절차가 완료되면 이날 중 전 당원을 대상으로 한 찬반 투표가 진행되고, 11일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후보가 지명됩니다.
앞서 당 지도부와 김 후보는 한 후보와의 단일화 시기를 놓고 여러 차례 정면 충돌했습니다.
당 지도부는 중앙선관위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이전에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김 후보는 15∼16일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하자는 입장이었습니다.
이에 지도부는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비대위 의결 등으로 대선 후보 선출에 관한 사항을 정한다'는 당헌 74조2항을 근거로 후보 교체 절차를 강행했습니다.
'중앙선관위 후보 등록 마감일 전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86.7%를 차지했다는 지난 7일 당원 대상 조사 결과가 '상당한 사유'로 제시됐습니다.
이어 지난 8∼9일 이틀 동안 당원 및 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김 후보와 한 후보에 대한 선호도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중앙선관위 결정에 따라 조사 결과는 공표되지 않았지만, 한 후보가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날 밤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대선 후보의 재선출 여부 결정을 포함한 모든 권한을 비대위에 위임하는 안건이 통과됐습니다.
김 후보 측은 후보 교체 절차 돌입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당장 이날 중앙선관위에 당 대선 후보로 등록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김재원 비서실장은 전날 단일화 협상 결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의 후보 자격 취소 절차 돌입에 대해 "명백히 불법적 행위"며 "내일 아침에 후보 등록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미 후보 교체 절차에 돌입한 만큼 당 대표 직인 날인과 기탁금 통장 등 후보 등록에 필요한 절차를 김 후보에게 협조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김 후보 측은 후보 교체 저지를 위해 법원에 대선 후보 지위 인정 및 전당대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모두 기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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