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일제의 강제동원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내기까지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은 20년이 넘는 고통의 시간을 견뎌왔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배상이나 사죄는 커녕 경제보복에 나서고 있습니다.
정의진 기자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 기자 】1944년 일본 나고야의 미쓰비시 중공업 항공기 제작소로 동원된 여성 노무자들의 모습입니다.
열서너살 정도 돼 보이는 앳된 소녀들 가운데 강제 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있습니다.
▶ 인터뷰 : 양금덕 / 강제동원 피해자
- "헌병이 와서 이분을 따라가면 중학교는 보내준다 그래서 집에 와서 아버지 나 일본서 와서 중학교 보내준다고 가라고 한다고 나 갈라요..목포, 나주, 광주, 순천, 여수 5개 도시에서 138명이 동원됐어. 지금 몇 명 숫자도 안 잊어먹어요 지금"
해방 소식도 모른 채 군용기에 페인트 칠을 했지만, 어린 소녀는 돈 한 푼 손에 쥐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양금덕 / 강제동원 피해자
- "좋은 말로 시킬 것도 그냥 야나가와, 가네코! 좋게 하면 더 좋지. 근데 그렇게 퉁명스럽게 말을 하고 안 하면 그냥 때리지, 안 맞으려고 밥도 안 준다고 어쩔 수 없이 시키면 죽으라면 죽은 시늉까지 해야 해. 그런 고통을 당하고 왔어"
지난 1999년 나고야지방재판소에 미쓰비시중공업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시작으로 20여 년만에 받아낸 대법원 승소 판결.
하지만 여전히 전범 기업은 책임을 회피하고, 일본 정부는 되려 대법원 판결을 빌미로 무역 보복 조치에 나섰습니다.
바라는 건 그저 예나 지금이나 진심어린 사죄 뿐입니다.
▶ 인터뷰 : 양금덕 / 강제동원 피해자
- "우리는 날짜가 없어. 90이 다 넘고 그래서 내일 죽을지 오늘 죽을지 날짜를 몰라요. 그러니 사죄 한 번도 못 듣고 죽을까 원통해 죽겠어요 지금. 그 고생을 참말로..생전에 없는 고생을 배곯아가면서 두들겨 맞아가면서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데..지금까지 이렇게 사죄를 못 받고..아베가 나쁜 마음을 갖고 너무 악질이여.."
kbc 정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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