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의 고속도로 터널 5곳 가운데 1곳은 터널 내 피난 통로가 없는데다 대부분은 환풍시설 설치 계획조차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칫 화재라도 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하루빨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박성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시꺼먼 연기가 무서운 기세로 뿜어져 나옵니다.
형체만 남은 차량들이 줄줄이 견인되고, 터널 안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지난 2007년 6월 2일, 장성군 북이면에 있는 호남고속도로 하행선 호남터널에서 연쇄 추돌 사고로 차량 3대에 불이 붙으면서 46살 윤 모 씨가 숨지고 4명이 다쳤습니다.
당시 터널에는 대피시설과 환풍기가 없어 안에 갇힌 수십여 대의 차량 탑승자들은 연기와 암흑 속에서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싱크-당시 터널에 갇힌 운전자/"불이 나는 것만 봤지 껌껌해서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었어요. 차 놓고 그냥 도망나왔지..."
-화면 전환-
담양과 전북 순창을 잇는 88고속도로 담양2터널.
육안으로는 입구에서 출구를 보기 힘들 정도로 대형 터널입니다.
스탠드업-박성호
이 곳 담양2터널은 길이가 955m에 달할 정도로 긴 터널이지만 현재 피난연결통로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터널에서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람이 빠져나갈 길이 없다는 겁니다.
한국도로공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남지역 고속도로 터널 77곳 가운데 20%에 가까운 15곳은 터널 내 피난연결통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15곳 중 6곳은 2009년 통로 설치 규정이 강화된 뒤에 만들어졌지만 피난연결통로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도로공사는 현재 연결통로를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연기를 빼내는 시설을 설치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김태진/한국도로공사 전남본부
하지만 2024년까지 계획된 도로공사의 제연설비 보완계획에 전남 지역 터널은 단 3곳만 포함돼 있어 운전자들의 불안감은 당분간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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