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임원선거 비리와 관련한 잡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죠.
요즘 광주지역 농협들이 잇따른 선거 비리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이사 선거를 치른 서광주농협이 금품제공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의 또다른 농협에서도 선거 비리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농협선거 비리 도대체 이유가 무엇이고 대책은 없는 지, 김재현 기자가 탐사 취재했습니다.
지난달 28일 광주의 한 지역농협에서 이사와 감사를 뽑는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대의원들의 투표로 8명의 이사와 2명의 감사가 선출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돈봉투가 오갔다는 주장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2명을 뽑는 감사선거에 나섰다 떨어진 한 후보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 사람은 대의원 67명 가운데 17명에게 돈을 건넸다는 겁니다.
싱크-선거 후보자 / 40만 원에서 50만 원 정도.. 한 표당.. 현물로 소고기나 붕어즙도 선물했어요. 현금으로 9백만 원 정도 들고 선물이 5백여만 원, 유흥접대비가 3백여만 원..
선거에서 떨어지자 대의원들에게 돈을 돌려 줄 것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싱크-(제가 지금 돈 다 회수했어요. 그러니까 형님도 계좌번호 제가 넣어놨으니까 넣어주시오.) / 야, 이 사람아 내가 그거를 살림에 보태쓰겠다고 뭐했겠는가? 그 날 저녁에 나가서 술먹고 했는데..
돈을 돌려준 대의원과 통화를 시도해봤습니다.
싱크-(감사 선거 나오셨던 분한테 계좌로 돈을 다시 부치셨던데요.) / ...모르겠는데요. / (계좌를 보면 선생님 이름으로 후보로 나오셨던 분한테 돈을 부치셨던데요.) / 그런 사실을 몰라요.
또다른 후보는 돈봉투와 접대가 오간 것은 감사 선거만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싱크-선거후보자 / 공공연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술먹고.. 노래방가고.. (대의원들)요구에 의해서죠. 나 여기 대의원 몇 명 있는데 좀 봅시다하면 표가 있는데 안 갈 사람이 누가 있어요.
상황이 이런데도 해당 농협은 선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싱크-OO농협 조합장 / 들은적 없어요. 선관위에서도 저한테 그런말 한 적 없고 우리 선관위는 이번에 아주 일을 잘한 것 같은데요.
지역 농협 임원이 되면 조합원의 가입과 탈퇴, 사업승인과 예산집행에 이르기까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돈을 써서라도 되려고 한다는 겁니다.
싱크-OO농협 조합원 / 우리 OO농협 같은 경우에 1년에 1조8천억 원을 집행합니다. 권한이 얼마나 막강하겠습니까? 인사권도 포함되죠. 감사가 있는데 제기능을 못하니까..
하지만 관리 감독해야할 선거관리위원회 운영은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싱크-OO농협 관계자 / 예방 겸 단속이죠. 마을 돌아다니고.. (후보자들)소집해서 공명선거 하겠다는 선서 받고..
이 농협은 지난 2012년 이사 보궐선거 때도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되기는 했지만,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돼 경찰 수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스탠드업-김재현
"선거기간 불법행위들이 적발된다고 해도 그에 대한 처벌규정은 미약합니다."
선거법 위반으로 고소*고발하는 것 외에 농협 자체적으로 불법선거와 관련한 징계 규정이 사실상 없습니다
싱크-농협중앙회 광주본부 관계자 / 조합에 고의로 손실을 끼친 사람은 총회에서 조합원을 제명시킬 수 있거든요. 그런데 선거때 금품을 주고 받은 사람이 조합에 손실을 끼치는 사람이냐 그 판단은 전적으로 총회 구성원인 조합원들한테 달려 있으니까..
근본 대책 마련을 하지 않는 지, 아니면 못하는 지, 사회적 질타와 비판에도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농협 선거비리.
스탠드업 - 김재현
"금권선거에서 자유롭지 못한 임원들과 유명무실한 선관위 제도. 선거 잡음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에 대처하는 농협의 태도 역시 여전히 안일합니다. kbc 김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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