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수 시인이 첫 시집 『너를 다시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하다刊)를 출간했습니다.
교직에서 정년퇴직 후 늦깎이 시 공부를 시작한 지 10년 만에 일군 결실입니다.
1972년 전남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시인은 국어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전남 화순 동면중학교 교장을 끝으로 퇴임했습니다.
이후 화순 동면을 떠나지 않고 눌러앉아 시작 활동에 전념해 2020년 《문학공간》으로 등단했습니다.
90여 편의 작품이 수록된 이번 시집에는 시인의 70여 년 인생의 순간순간들이 정감 어린 시어로 호명됐습니다.
시집 첫머리에 놓인 시간의 흐름 속에는 시인의 삶을 관통하는 고독과 회오의 편린이 엿보입니다.
'그 어둠이 / 이제 앞으로 다가와 / 보이는 것도 / 들리는 것도 / 멀어지고 희미해진다'라는 진술이 그러합니다.
김지유 시인은 해설을 통해 "김경수 시인의 의식은 누구나 그렇듯 시간의 연속성 위에 놓인다. 하지만 시인의 시간은 흐름이 아니다. 찰나적인 충돌과 함께 번득이는 깨달음이란 삶의 비의일 수밖에 없어서 시인의 시적 의식은 화석처럼 언어의 질감으로 빛을 얻는 순간이 된다"고 평했습니다.
또한 "김경수 시인의 시의 위치가 외따롭고 번잡을 견디는 인고(忍苦)의 시간에 놓이는 것은 그의 시적 관심이 지극히 사소하면서도 내면의 응시를 놓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시인의 운명과 다름 아닐 것이다. 시인이 시를 쓰는 근원과 그토록 오랜 천착에 대한 물음과 대답의 메아리는 현재를 살아가는 무구한 생명력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했습니다.
이번 시집에는 또한 시 작법과 퇴고를 위한 자기평가표, 시인을 위한 교훈 등이 함께 수록돼 눈길을 끕니다.
김경수 시인은 "현직에 있을 때 시작 활동을 하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삶의 흔적들을 시에 녹여내 책으로 펴내고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이 뜻깊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화순문인협회 부회장인 시인은 2023년 현대시문학 제9회 삼행시 금상 수상을 비롯, 강원시조시인협회 디카단시조, 공감단시조 문학상 등 여러 차례 입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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