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만 입고 시내버스 탑승 금지"...피서객 꼴불견에 뿔난 시드니

    작성 : 2026-02-14 21:38:21
    ▲호주 해변가(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없음)[연합뉴스]
    호주 시드니의 한 지방 의회가 해변을 오가는 시내버스에 수영복 차림의 승객 탑승을 금지하면서 공공장소 복장 예절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현지시각 13일 시드니 북부 해안 지역을 관할하는 의회가 지역 커뮤니티 버스 이용객에게 반드시 겉옷을 착용해야 한다고 알리는 내용의 안내문을 버스에 게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버스는 맨리, 페어라이트 등 유명 해변 지역을 순환합니다.

    안내문은 버스 탑승객들에게 "적절한 복장을 갖춰 달라"며 "수영복 위에는 반드시 겉옷을 입어야 한다"고 공지했습니다.

    탑승 허용 여부는 버스 기사의 재량에 맡겨졌습니다.

    이번 조치는 "수영복 차림 승객이 보기 불편하다"는 일부 승객들의 민원이 잇따르면서 도입됐습니다.

    특히 고령층 통근자들 사이에서 제한 조치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한 중년 여성은 "우리는 좀 구식이라 대중교통에서는 사람들이 옷을 제대로 입었으면 좋겠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다른 여성 승객도 "버스는 좁고 밀폐된 공간이라 노출이 심한 복장은 위협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고 거들었습니다.

    한 남성 주민 역시 "거의 옷을 입지 않은 사람을 보면 민망할 때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 젊은 여성은 "그렇다면 운동복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어디까지를 허용할지 선을 긋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현재 이 지방 의회 웹사이트의 버스 이용 규정에는 음식물 섭취나 흡연 금지, 서프보드 반입 제한 등은 명시돼 있으나, 복장 규정은 아직 업데이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번 논란은 과거 호주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이른바 '비키니 전쟁'을 연상시킨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1961년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는 수영복 규정을 위반한 여성 50여 명이 무더기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당국은 수영복의 길이를 엄격히 규제했으나, 이후 '적절하고 충분한' 수영복이면 허용하는 쪽으로 완화됐습니다.

    최근에도 호주에서는 해변 복장을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24년에는 호주 동부 골드코스트 거리에서 끈 팬티 형태의 비키니 착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찬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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