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③]"국제행사를 도시 브랜드로"...모나코의 글로벌 전략

    작성 : 2025-12-24 09:00:02 수정 : 2025-12-24 11:34:21
    ▲ 여수엑스포 박람회장 

    2012여수세계엑스포는 여수를 세계에 알린 역사적 무대였습니다. 그러나 엑스포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내년 세계섬엑스포 개최를 앞둔 지금, 여수는 엑스포장 사후활용 해법 모색과 세계섬엑스포 성공 개최라는 두 가지 과제에 동시에 답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KBC는 유럽 도시 사례를 통해, 여수가 지속 가능한 글로벌 해양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4회에 걸쳐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작은 도시국가가 세계적 브랜드가 된 방식
    ▲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도시국가 모나코

    모나코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도시국가입니다.

    길이 3km, 폭은 500m에 불과하지만 도시가 만들어낸 브랜드의 존재감은 거대합니다.

    바다와 국제행사를 결합해 도시 이미지를 연중 고정했기 때문입니다.

    관광과 카지노 수입이 경제를 지탱하지만 그 중심에는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마리나와 국제행사들이 있습니다.
    ◇도심 한가운데 마리나…'럭셔리'를 일상 풍경으로 만들다
    1953년 설립된 모나코 요트클럽에는 지금도 수많은 요트가 정박해 있습니다.

    이 공간은 단순한 계류장이 아니라 도시의 상징이자 핵심 관광 자산입니다.

    셀린드 데리 모나코 관광청 국장은 "이렇게 도시 한가운데 마리나가 있는 나라는 매우 드물다"며 "모나코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놀라운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모나코의 마리나는 스노클링과 서핑, 카약 등 다양한 해양 스포츠는 물론 최고급 숙박시설과 레스토랑을 갖춘 복합 공간으로 운영됩니다.

    럭셔리가 특정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도시의 일상 풍경으로 자리 잡은 구조입니다.

    세계적 권위를 지닌 모나코 국제 요트쇼 기간에는 초호화 슈퍼요트가 집결하며, 이 기간에만 약 15억 달러, 우리 돈 2조 원에 달하는 경제 효과를 창출합니다.
    ◇이벤트를 '한 번'이 아니라 '계속' 보이게 했다
    모나코의 도시 이미지를 고정하는 또 하나의 축은 국제행사입니다.

    1929년 시작된 모나코 F1 그랑프리는 현존하는 그랑프리 가운데 가장 유서 깊은 대회로 꼽힙니다.

    ▲ 모나코 F1 그랑프리 서킷 

    도심 속 서킷과 항구에 정박한 요트 관중은 모나코를 상징하는 장면이 됐고, 대회 기간에는 인구의 10배가 넘는 관광객이 도시를 찾습니다.

    데리 국장은 "모나코 F1 그랑프리 같은 국제행사는 모나코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그랑프리뿐 아니라 축구와 테니스 등 다양한 국제행사가 연중 이어지면서 도시의 존재감을 반복적으로 각인시킨다"고 말했습니다.

    국제행사를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도시 브랜드를 유지·강화하는 장치로 활용한 전략입니다.
    ◇모나코에서 여수가 배워야 할 전략
    ▲ 모나코의 건물 

    모나코 사례가 여수에 던지는 시사점은 분명합니다.

    첫째, 국제행사는 '한 번의 축제'가 아니라 도시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브랜드 장치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모나코는 F1 그랑프리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요트쇼와 스포츠, 문화 행사를 연중 배치해 도시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각인시켰습니다.

    둘째, 해양 공간을 행사 때만 활용하지 않고 일상과 산업으로 연결했습니다.

    마리나는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니라 해양 레저와 숙박, 소비가 동시에 이뤄지는 도시의 핵심 기능으로 작동합니다.

    바다를 '보는 공간'이 아니라 '머무르고 소비하는 공간'으로 만든 전략입니다.

    셋째, 도시의 정체성을 흔들지 않았습니다.

    모나코는 '작다'는 한계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해양과 럭셔리, 국제행사를 결합한 명확한 콘셉트로 도시 이미지를 고정했습니다.

    선택과 집중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여수와 이어지는 공통 키워드…'바다'
    모나코는 여수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기 안토넬리 모나코공국 관광 국제회의 국장은 "2012년 여수세계엑스포에 참여했던 것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며 "바다는 모나코와 한국이 공유하는 매우 중요한 공통 가치"라고 말했습니다.

    여수가 가진 해양 의제가 국제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자산이라는 의미입니다.

    ▲ KBC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모나코 관계자 

    해외 전문가들의 조언은 일관됐습니다.

    셀린드 데리 국장은 "여수는 강한 해양 정체성과 엑스포 유산을 지니고 있다"며 "국제적으로 존재감을 유지하려면 매우 특화된 행사를 만들고 지속가능성에 투자해야 한다. 그것이 미래"라고 강조했습니다. 

    여수는 2026세계섬엑스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 관건은 두 달 동안의 흥행이 아니라 그 이후 엑스포장과 도시가 어떻게 살아 움직이느냐입니다.

    모나코는 국제행사를 통해 도시 브랜드를 연중 고정했고 해안을 도시의 기능으로 흡수했습니다.

    여수가 바뀌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여수세계엑스포장 사후활용과 세계섬엑스포 준비를 분리된 과제가 아니라, 하나의 전략으로 묶어야 합니다.

    엑스포 유산을 과거의 기념물이 아니라 현재의 도시 기능으로 전환할 때, 현재 지지부진한 세계엑스포장 사후활용이 성공할 수 있고 세계섬엑스포는 일회성 행사를 넘어 여수의 새로운 항로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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