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대째 가업 잇는 '김복녀 약과' 고수경 대표

    작성 : 2025-09-23 09:20:14
    40대 중반부터 어머니 손맛 전수
    재료 아끼지 않고 최고 품질 고집
    웰빙 겨냥한 고급한과 시장 개척
    "돈 욕심보다는 전통의 맛을 지키고 싶어요"

    ▲ 둘째 언니, 김복녀 여사, 고수경 대표(오른쪽)

    대나무와 슬로우시티의 고장 전남 담양은 자연환경뿐 아니라 전통식품 명가들이 많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장류와 한과 등 오랜 기간 수작업으로 정성을 다해 만드는 전통식품은 최근 웰빙과 K-푸드 열풍을 타고 새롭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특히 명절이 다가오면 옛 추억을 떠올리며 고향의 맛 전통한과를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담양군 창평면에서 3대째 전통 한과인 약과를 만들어오고 있는 '김복녀 약과'를 찾았습니다.

    인스턴트 음식과 패스트푸드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시대에 '김복녀 약과'는 전통방식을 고집하며 한과의 고유한 맛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김복녀 약과'는 현재 고수경 대표가 둘째 언니와 함께 어머니의 약과 제조 비법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 대표는 젊은 시절 탁구 선수였으며 은행에서 근무하다가 40대 후반 어머니 일을 도와 가업을 잇게 되었습니다.

    ▲ 고수경 대표 부모님과 자매
    ◇ 외할머니와 어머니 손재주가 탁월
    Q: 50년 전통 약과를 가업으로 잇게 된 배경은?

    -1969년부터 외할머니(김금례)와 어머니(김복녀)께서 만드셨던 것을 시작으로 3대째 정성과 전통을 이어받아 옛 맛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외할머니와 어머니 두 분 모두 돌아가셨지만 손재주가 뛰어나셨죠.

    외할머니는 바느질 솜씨가 좋아 마을 혼수이불 등을 도맡았고, 특히 어머니는 동네 슈퍼를 운영하며 약과를 만들어 판매했습니다.

    6남매(4녀 2남) 가운데 다른 형제들은 병원장, 대기업 사원, 공무원 등으로 가업과 멀어져 자연스레 둘째 언니(고수남)와 저의 몫이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약과 만드는 비법을 이어받아 부모님이 물려주신 땅에서 제조 허가를 받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복녀 약과' 간판을 걸고 25년, 정식 사업자 등록 후 20년이 되었습니다.
    ◇ 생강과 계피 등 10여 가지 재료 사용
    Q: '김복녀 약과'의 비법과 특징은?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재료를 아끼지 않고 최고 품질을 사용하며, 우리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조청을 사용하여 단맛을 내면서도 속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고, 튀긴 후 숙성 과정을 거쳐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생강과 계피 등 10여 가지 재료를 배합하여 다른 곳에서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맛을 살리고 있습니다.

    약과 본연의 맛을 내기 위해 수작업으로 정성을 다해 만들고 있으며, 명절 위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결혼식 등 특별한 날에 걸맞게 눈으로도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만들기 위해 연구 노력합니다.

    ▲ '김복녀 약과' 이미지
    ◇ 형제간에 협력하며 가업 이어가
    Q: 수작업을 고집하는 이유는?

    -명성과 돈보다는 전통을 잇고, 약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명맥을 이어가고 싶은 생각 때문입니다.

    밤, 대추 등을 직접 손질하여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네 주민들의 도움과 가족들이 주말에 와서 돕고, 형제간에 협력하며 가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때 자동화 설비 도입을 고려해 보았으나 장소 및 비용 문제 등으로 타산이 맞지 않았어요.

    비록 수작업 약과는 비싸지만, 앞으로는 더욱 귀해질 것이며, 전통 식품의 가치를 지켜나가고 싶어요.

    Q: 한과 시장의 변화와 '김복녀 약과'의 차별성은?

    - 전통 한과는 냉장 보관 시 맛이 변질되기 쉬워 사양 산업으로 여겨지지만, '김복녀 약과'는 냉장 보관 없이도 맛을 유지합니다.

    대량 생산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품질 유지를 위해 소량 생산을 고집하며, 온라인 판매와 로컬 마켓을 중심으로 유통하고 있어요.

    따라서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도 입소문을 통해 고객들이 찾아오며, 그 힘으로 가업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 '김복녀 약과' 상품 세트
    ◇ 입소문을 통해 고객들이 찾아와
    Q: 전통 한과의 새로운 시도 노력은?

    단순한 간식이 아닌 건강과 웰빙을 추구하는 고급 한과 시장을 개척하고, 해외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자 합니다.

    전통 한과에 치료 효과를 더하여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하고자 광주테크노파크 등의 지원을 받아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중국 운남성의 보이차, 한약재 등을 활용하여 한과를 개발하고,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Q: 해외 진출과 전통 음식의 세계화 가능성은?

    현재까지 해외 판로 개척 및 수출은 아직 미흡한 상황입니다.

    알리바바 등 여러 루트를 통해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광주전남지회장으로서 협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중국, 몽골 등 해외에서 한국 음식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식 셰프들과 교류하며 해외무대에서 K-푸드 전파활동을 적극 펼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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