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여수세계엑스포는 여수를 세계에 알린 역사적 무대였습니다. 그러나 엑스포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내년 세계섬엑스포 개최를 앞둔 지금, 여수는 엑스포장 사후활용 해법 모색과 세계섬엑스포 성공 개최라는 두 가지 과제에 동시에 답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KBC는 유럽 도시 사례를 통해, 여수가 지속 가능한 글로벌 해양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3회에 걸쳐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바다를 도시의 엔진으로"...머무는 관광을 설계하다프랑스 남부의 니스는 바다를 단순한 배경으로 소비하지 않았습니다.
해안을 도시 성장의 핵심 자산으로 설정하고, 국제행사와 관광·마이스(MICE) 산업을 결합해 연중 체류형 구조를 완성했습니다.
'바다를 어떻게 산업으로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에 가장 선명한 답을 제시한 도시입니다.
'많이 오는 관광'에 더해 '오래 머무는 관광'을 추구한 니스.

니스는 2,500년 역사를 지닌 도시입니다.
스바스티안 마르티네즈 니스 관광청 본부장은 "수 세기에 걸쳐 형성된 풍부한 역사 덕분에 니스는 강한 고유성을 지닌 도시가 됐고, 202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로 그 가치가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니스가 선택한 전략의 핵심은 관광객의 '양'이 아니라 '질'이었습니다.
항만 정책에서 그 방향성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마르티네즈 본부장은 "대형 크루즈선이 들어오면 수백 대의 관광버스가 도시를 점령하고, 관광객은 당일치기로 떠난다"며 "니스를 소비하는 관광이 아니라 소모하는 관광이 되기 때문에, 니스 항구에서는 대형 크루즈 운항을 금지했다"고 말했습니다.

오버투어리즘의 비용을 감수하기보다, 체류와 소비가 남는 구조를 선택한 겁니다.
니스의 또 다른 강점은 '초근접 도시 구조'입니다.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공항인 니스 공항은 연간 1,500만 명 이상이 이용합니다.
공항에서 도심까지 트램으로 1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새벽까지 운행하는 트램은 관광객의 이동을 촘촘히 연결합니다.
여기에 해안 산책로 '프롬나드 데 장글레'가 더해지며, 해안 공간 자체가 세계적인 도시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마르티네즈 본부장은 "프롬나드 데 장글레는 세계적으로 상징적인 거리로, 오늘날 많은 도시들이 이를 모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국제행사를 '연중 산업'으로 만든 도시, 칸

칸은 국제행사를 도시산업으로 완성한 대표 사례입니다.
칸 국제영화제의 무대인 '팔레 드 페스티벌'은 영화제 기간뿐 아니라 연중 국제회의와 전문 전시, 대규모 마이스 행사가 열리는 핵심 시설입니다.
블랑딘 뒤제네타이 칸 관광청 홍보국장은 "팔레 드 페스티벌은 국제영화제뿐 아니라 회의와 컨벤션 등 칸의 주요 행사를 집약하는 공간"이라며 "현대적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도시 경제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칸은 관광 산업을 단기 이벤트가 아닌 장기 전략으로 관리해 왔으며 관광 경제는 칸 전체 GDP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칸 역시 지속가능성을 분명한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대형선 입항을 제한하고 소형·친환경 선박을 장려해 탄소 배출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뒤제네타이 국장은 "2030년까지 탄소 발자국을 60% 감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관광객 역시 환경 보호에 대한 기대 수준이 매우 높다"고 말했습니다.
니스와 칸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바다를 '명소'로 끝내지 않고 공항과 도심, 해안, 컨벤션 시설을 하나의 동선으로 엮어 체류형 산업 구조를 구축했다는 점입니다.
여수가 엑스포장과 해안, 섬을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선명한 사례입니다.
◇여수가 배워야 할 전략여수는 이미 2012세계엑스포를 통해 숙박과 관광, 쇼핑, 문화시설 등 도시 전반의 인프라를 구축해 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마이스 산업과 연계한 복합지구 조성에 힘을 쏟아왔습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천 건이 넘는 마이스 행사를 유치하며 1,475억 원 규모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창출했습니다.
'마이스산업도시' 부문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 3년 연속 수상은 이러한 성과를 보여줍니다.
프랑스 칸이 보여준 전략은 분명합니다.

국제행사를 단발성 축제로 소비하지 않고 도시의 공간과 산업, 관광, 브랜드로 연결해 연중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여수 역시 국제영화제와 엑스포, 마이스 행사를 해양과 도시 공간, 관광 산업과 유기적으로 엮어 지속 가능한 플랫폼으로 키워야 합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사람이 찾고, 공간이 쓰이며, 도시가 성장하는 구조.
칸과 니스의 전략은 지금 여수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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