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체포를 두고 '원하는 그림이었다'는 평가와 '법원 영장에 따른 당연한 집행'이라는 분석이 맞섰습니다.
3일 KBC 라디오 '박영환의 시사1번지'에 출연한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진숙이 원하는 그림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평론가는 "(이진숙이) 일부러 이런 상황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출석을 안 하고, 이제 잡아가겠지(라고) 자청한 듯한 것 같기도 해요"라고 말했습니다.
또 "보수 여전사라는 칭호를 얻은 상황이라, 이진숙 전 위원장은 속으로 엄청나게 박수를 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추석 딱 임박한 시점에 (체포가) 이뤄지는 바람에 최고의 그림이 만들어져 버렸다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정군기 동국대 객원교수는 법 집행 원칙을 인정하면서도 체포 시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정 교수는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 여러 차례 출석 거부를 했다면 그 법 집행을 해야죠"라면서도 "추석을 앞두고 전격 체포한 것은 정치적 의도로 해석될 소지가 있고, 시점을 고려하면 백해무익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하헌기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에 따른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습니다.
하 전 부대변인은 "(이진숙 체포를) 이재명 대통령이 시켰냐 뭐 정 총리가 시켰냐 이러는데, 법원이 시켰다"라며 "죄를 지은 것으로 보이는 사람을 조사하겠다는데 안 응하니까 체포되는 게 너무 당연한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습니다.
6차례나 출석 요구를 거부한 이진숙 전 위원장에 대해 경찰이 법 집행을 한 건데,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입니다.

출연자들은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 논란(모든 일은 김현지 실장으로 통한다)을 덮기 위한 무리한 체포라는 야당 쪽 주장에 대해서는 "정치적 상상력"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 전 부대변인은 경찰의 체포 행위에 대통령실이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배후설 등은 증거나 정황을 대고 얘기해야지 소설을 쓰면 곤란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교수는 "김현지와 이진숙을 나란히 놓는 것은 너무 정치적 상상력"이라며 "민주당이 맷집이 강한 이진숙을 덜어내기 힘들다 보니까, 반대 진영에서는 김현지와 어떤 카드(엮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전 위원장에게도 책임이 있다. 고위 공직자가 유튜브에 나와 '민주당이나 좌파 집단은 상상할 수 없는 모든 걸 하는 집단이다'라고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며 "이런 발언을 보수 유튜버들이 이용하면서 이진숙 장관을 망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공직선거법·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체포됐습니다.
이 전 위원장의 체포·구속의 적법성과 필요성을 법원이 심사하는 체포 적부심 심사는 오는 4일 오후 3시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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