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서방 안전보장군 타격 목표물 간주"…트럼프, 종전 구상 차질

    작성 : 2025-09-06 10:10:32 수정 : 2025-09-06 13:56:02
    ▲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 안전보장군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하겠다는 방안에 대해 현지시간 5일 "그들을 정당한 타격 목표물로 간주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해 온 종전 구상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파병 부대의 우크라이나 주둔 가능성은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 끌어들인 근본 원인 중 하나였다"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러시아는 지난 4일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지뢰 제거 작업을 하던 덴마크난민위원회(DRC) 소속 우크라이나인들을 미사일로 공격해 2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이와 같은 반응은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유럽의 '의지의 연합' 참여국 등이 그간 논의해 온 종전과 평화 유지 방안을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하루 전인 4일 '의지의 연합' 정상들과 회의를 열어 양국의 휴전 또는 평화 달성 이튿날 서방 26개국이 참여하는 안전보장군을 파병하기로 합의했습니다.

    ▲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회담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종전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18일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한 유럽 각국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나토식 집단방위와 유사한 형태의 안전 보장을 제공하는 방안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종전으로 다가서는 첫 단추부터 어긋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달 초) 알래스카 양자 회담 이후 몇 주간 진전이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유지 노력에 새로운 타격을 가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을 들인 푸틴-젤렌스키 양자 회담도 사실상 결렬되는 분위기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준비가 다 됐다면서도 "최적의 장소는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라고 말하는 등 사실상 회담에 임할 마음이 없다는 사실을 내비쳤습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는 회담을 지연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회담이 이뤄지기를 원치 않는다면 나를 모스크바로 초대하라"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바티칸, 스위스, 튀르키예, 걸프 국가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과도한 요구"라고 일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 협상을 위해 설정과 유예를 반복한 데드라인도 모두 만료됐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유럽 정상들과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2주 후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관련 진전이 없으면 '매우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그 기한인 이날까지 협상과 관련해서는 거의 한 발짝도 떼지 못한 상황입니다.

    오히려 러시아는 이 기간 우크라이나에 대해 여러 차례 공습을 감행해 유럽연합(EU) 대표부 건물이 피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18일 두 정상 간 양자 회담이 2주 안에 열릴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시한도 이달 1일 끝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갖고 놀았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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