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태종 이세민에 직언 일삼는 위징..당태종 "목을 베버리겠다" 매번 불같이 '화'

당 태종 이세민. 태평성대의 대명사 격인 '정관의 치'(貞觀之治)로 유명한 중국 당나라 2대 황제입니다.
태종에겐 어질고 유능한 재상과 신하들이 여럿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직간으로 유명한 간의대부 '위징'이라는 신하가 있었습니다.
몸에 좋은 약은 쓰고 바른말은 귀에 거슬린다고 하지만 태종도 사람인지라 사사건건 쓴소리와 직언을 늘어놓는 위징이 마냥 좋을 수만은 없었을 것입니다.
위징의 쓴소리가 어느 정도였냐면 하루는 태종이 궐 밖으로 놀려 나가려다 위징이 잔소리할 것이 지레 신경 쓰여 안 놀고 만다, 안 나갑니다.
그럼에도 위징은 정색을 하고 '군주가 놀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라고 태종을 지적합니다.
위징의 잔소리가 얼마나 지겹고 싫었던지 태종이 '저 늙은이를 죽이겠다'고 칼을 뽑아 든 것만 열 손가락으로 다 꼽을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렇게 눈치 안 보고 직언을 해대는 위징이나, '저 늙은이를 죽이겠다'고 매번 길길이 화를 내면서도 위징을 죽이지 않고 위징의 간언을 막지도 않은 태종.
두 사람 모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는 태종이 대소 신하에게 연회를 베풀었습니다. 가만히 있을 위징이 아닙니다.
'이게 다 뭐냐, 군주의 낭비벽이 너무 심하다, 이게 다 백성의 피와 살'이라는 식으로 연회를 베푸는 태종의 얼굴에 찬물을 끼얹습니다.
크게 화가 난 태종은 연회를 걷어치우고 중궁전으로 장손황후에게 가서 '위징이 신하들 면전에서 나를 또 욕보였소. 이번엔 내 반드시 저 시골뜨기 늙은이의 목을 치고 말 것이오'라고 불같이 화를 냅니다.
이에 묵묵히 듣고 있던 장손황후가 조용히 물러나더니 입고 있던 평복을 대례 정복으로 갈아입고 다시 들어와 태종에게 엎드려 큰절을 올립니다.
깜짝 놀란 태종이 장손황후를 일으켜 세우며 '황후, 이게 다 무엇이오'라고 당황해 묻습니다.
이에 장손황후는 담담하게 이렇게 말합니다.
◇ 장손황후 "군주가 어질고 현명하면 신하들이 거리낌 없이 직언..명군 되심에 감축, 경하"'신첩이 역사책을 보자니 군주가 어질고 현명하면 그 신하들이 쓴소리도 마다 많고 충언과 충성을 다한다고 합니다. 이제 위징이 아무 거리낌 없이 폐하께 직언을 한다고 하니 이는 폐하께서 이미 천하의 어질고 현명한 명군이 되셨다는 게 아니고 무엇이겠습니다. 이에 신첩이 훌륭한 명군 지아비를 두었으니 감축 경하드리는 것이옵니다.'
이에 태종은 크게 느낀 바가 있어 위징을 목 베겠다는 말을 거두고 이후로도 계속 위징의 직언을 듣는 수고와 불편을 기꺼이 감수합니다.
그 신하에 그 임금, 그리고 그 임금에 그 황후입니다.
태평성대가 길어서 그랬을까. 태종이 말년에, 나중에 측천무후가 되는 어린 무미랑을 탐닉하는 등 사치와 향락에 빠집니다.
이에 위징은 진짜 죽을 각오로 태종의 열 가지 과오를 비판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할 조짐'이라는 신랄한 상소문을 올립니다.
향락에 빠진 와중에도 태종은 위징을 죽이기는커녕 이를 병풍으로 만들어 조석으로 쳐다보며 무미랑의 처소에 발길을 끊는 등 나름 끝까지 경계로 삼습니다.
더불어 '이를 기록하여 만세의 후손들로 하여금 임금과 신하의 의리를 알게 하라'고 사관에 지시합니다.
개인적으론, 위징의 여러 간언 중에 장손황후 사망 뒤 태종이 탑을 세워 황후의 묘를 바라보며 황후를 그리워하는 것에 대한 위징의 간언과 그에 대한 태종의 대응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 위징, 죽은 황후 그리워 세운 탑까지 '지적질'..당태종, 곡하고 탑 허물어장손황후가 죽자 태종은 '내가 궁궐에 들어갈 때마다 황후는 나를 위해 충언을 해줬다. 이제는 더 이상 궁궐에 들어가도 나는 황후의 충언을 들을 수가 없다. 나는 나를 도와준 사람을 잃었다. 황후가 무척 그립다'고 죽은 장손황후를 그리워합니다.
이후 태종은 황후의 무덤이 잘 보이는 곳에 높은 탑을 만들어 놓고 때때로 탑을 찾아 올라가 그녀의 무덤을 그리움을 담아 망연히 바라봅니다.
이에 위징은 어느 날 "폐하께선 탑에 올라 무엇을 하시는지요?"라고 묻습니다.
이에 태종은 "황후의 무덤을 바라보고 있소"라고 답합니다.
이에 위징은 다시 "아 그렇습니까?"라며 "전 폐하께서 선황의 무덤을 바라보시는 줄 알았습니다"라고 짐짓 모른 채 꼬집습니다.
당 2대 황제로서 종묘와 사직을 천년만년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할 태종이 선황보다 죽은 부인을 더 바라보고 있음을 대놓고 비판한 겁니다.
이 정도면 진짜 목에 칼이 떨어져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인데, 태종은 한바탕 곡을 하고 탑을 허뭅니다.
◇ "짐은 거울 하나를 잃고 말았다"..당태종, 위징 죽음에 크게 안타까워해그런 위징이 죽자 태종은 '사람은 구리 거울로 의관을 바로잡고, 옛것을 거울삼아 역대의 흥망성쇠를 알고, 사람을 거울로 삼아 자신을 알 수 있다. 이제 위징이 죽었으니 짐은 거울 하나를 잃고 말았다'고 크게 애석해합니다.
사실 당태종 이세민은 당나를 창업한 고조 이연의 첫째 아들이 아닌 둘째 아들입니다.
차남 이세민은, 장남이자 황태자인 이건성을 포함한 자신의 형제들을 죽인 이른바 '현무문의 변'을 통해 황태자 자리에 올랐고 이후 부친마저 태상황으로 밀어내고 황제의 자리를 꿰찬 냉혈한 야심가입니다.
우리로 치면 '형제의 난'을 통해 집권한 조선 3대 임금 태종과, 형제들은 물론 어린 조카들까지 다 죽였다는 점에서 조카 단종을 폐위하고 죽인 세조를 섞어놓은 듯한 인물이 이세민입니다.
그런데 위징은 원래 이세민의 사람이 아니었고, 그 반대편, 당고조 이연의 장남인 황태자 이건성의 책사였습니다.
그런 위징은 일찍이 이세민의 야심과 능력을 알아보고 이세민을 독살해 죽여야 한다고 여러 차례 이건성에 건의를 했던 인물입니다.
현무문의 변 이후 대세가 이세민에 넘어간 뒤 위징은 당연히 담담히 죽음을 기다립니다.
◇ "너는 나를 위해 충언을 아끼지 말라"..이세민, 자신 독살하라 한 위징 간의대부 삼아그런데 이세민이 위징을 문책하던 중 위징의 사람됨과 기개를 알아보고 '자신의 주군을 위해 충언을 한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 잘못은 너의 충언을 받아들이지 않은 황태자 이건성에게 있다'며 그를 '간의대부'로 삼습니다.
'너는 나를 위해 충언을 아끼지 마라' 그런 건데, 여러 비판이 있지만, 이세민은 천하를 도모해 가질만한 역량과 자질, 품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위징은 그런 태종을 향해 일생 직간을 멈추지 않았으니, 죽은 황후를 향한 그리움마저 불가, '아니 되옵니다'를 외쳤으니. 죽이지 않고 살려준 것에 대한 의리와 본분을 다한 것 같습니다.
당태종과 위징 얘기를 길게 했는데, 조기대선을 앞두고 바야흐로 '이재명 대세론'이 강고합니다. 역사책이나 무협지 식으로 하면 '천하'가 눈앞입니다.
물론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니 지켜봐야겠지만,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어대명'이 현실화 할 것이 목전에 다가온 느낌입니다.
보수 우파 쪽에선 다자구도에서 이재명 대표를 30% 중반 정도나 40% 초반대에 가눠놓고 막판에 보수 대연합 단일화를 하면 역전도 가능하다. 그런 그림을 일부 그리는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가상 1:1 대결에서 이 전 대표 상대로 누가 나와도 이 전 대표가 상대를 압도하고 조사기관에 따라서 50% 넘는 지지율이 나오기도 하니 이재명 대세론이 확 흔들리거나 꺾이는 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사법 리스크, 전과 4범, 형수 욕설 등등 이런 것들은 이미 다 반영된 결과니만큼 뭔가 엄청난 악재가 새로 터지지 않는 한 쭉 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변방의 풍운아' 이재명, 대권 눈앞..'이재명의 사람들' 관심, 주목

변방의 흙수저 출신이 풍운을 몰고 다니며 일약 국회 압도적 제1당 대표에 올라 이제 대권까지 눈앞에 있으니, 정말 '풍운아'라 불릴 만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언론을 보면 부쩍 '이인자는 없다', '이재명의 용인술', '이재명의 사람들' 이런 류의 기사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대세가 쏠리면 사람도 쏠리기 마련입니다.
덩달아, 그래서 '이재명의 사람들'이 누구인데, 총리는 누가 하는 건데, 장관은 누가 하는 건데, 인사 하마평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언론도 국민도 마찬가지 아닌가 합니다.
암튼,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는데. 일단 조기대선 경선 캠프 인선을 보면 대체적으로 이른바 '통합형 인사'라는 평가입니다.
◇ 대선 경선 선대위 캠프, 文 정부 출신들 발탁 등 '통합형 인사'경선선대위원장엔 원래 친문-친이해찬계로 평가받는 수도권 5선 윤호중 의원이 임명됐고, 총괄본부장도 계파색이 옅은 3선 강훈식 의원이 맡았습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박수현 의원이 공보단장을, 정무수석을 지낸 한병도 의원이 종합상황실장을 맡은 것도 눈에 띕니다.
2차 인선에서도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5선 안규백 의원이 특보단장을 맡아 외곽 인사들을 관리하고, 국정원 인사처장 출신으로 문재인 당대표 권유로 당에 들어온 김병기 의원은 조직 관리를 총괄하는 조직본부장으로 갔습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박상혁 의원이, 박수현 공보단장에 이어 홍보본부장을 맡아 경선캠프 홍보 라인 투톱이 문재인 청와대 출신으로 채워졌고, 광주가 지역구인 검찰 고검장 출신 초선 박균택 의원은 법률지원단장을 맡았습니다.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강득구 의원은 현안대응TF 단장에 이름을 올렸고, 친명계에선 원조 친명 7인회 출신 김영진 의원은 정무전략 본부장을 맡아 캠프에 들어갔습니다.
일단 오는 27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이 전 대표가 최종 확정되면 당 차원의 지원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캠프가 다시 꾸려질지 관심입니다.
◇ 대선 본선 캠프 인사 주목..'이재명의 사람들', 친명 분화하면서 '각개약진'이 전 대표 측은 통화에서 '지금 경선캠프를 그대로 두고 보강하는 쪽으로 갈지, 친명을 전후방에 두루 포진시켜 아예 캠프를 새로 꾸릴지 정해진 게 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관련해서 이른바 '이재명의 사람들'은 대략 대여섯 개 그룹 정도로 분류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일단 원조 친명 좌장 5선 정성호 의원을 필두로 하는 '7인회'가 있습니다.

이번에 대선 경선 캠프에 발탁된 인사들도 원래 친명이든 새로운 친명이든 친명으로 분류됩니다.
여기에 당 지도부도 친명 일색, 박찬대 원내대표와 김민석 수석최고위원, 전현희, 이언주, 김병주, 한준호 의원 등이 포진해 있습니다.
이재명 1기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을 지낸 정청래 법사위원장이나, 박선원 국회 정보위 간사, 박주민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등 윤석열 탄핵 정국에서 역할을 하며 각 상임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의원 그룹도 있습니다.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이나, 이 전 대표 성남시장 시절부터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 김현지 보좌관 등 이른파 '성남파'들도 이 전 대표의 '그림자 실세'라고 평가를 받습니다.
그리고 이재명 전 대표의 멘토라 불리는 이한주 민주연구원 원장이나, 이 전 대표 싱크탱크인 '성장과 통합' 류종일 허민 공동대표 등 정책 분야에서 이 전 대표를 위해 뛰는 그룹들도 있습니다.
특히 성장과 통합은 학계와 관가 출신 500여명이 대거 포진했는데, 이 전 대표 집권 시 예비내각이나 주요 기관장 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친명, 계파 구분 의미 없어..'이재명의 사람들이 된' 사람들과 '되려는' 사람들그런데. 이렇게 친명 그룹을 분류하는 것도. 특히, 친문이니 친명이니, 원래 어디 출신인지 계파가 어떠니 구분을 하는 게, 언론에선 하던 관습대로 하긴 하는데. 별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습니다.
좋은 의미든 부정적 의미든 이미 '이재명 일극 체제'라는 말을 들을 만큼 이재명 전 대표가 당을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고, 거기다 대권 대세론까지 받고 있는데 친명이냐 아니냐를 나누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굳이 나누자면 '이재명의 사람들이 된' 사람들과, '이재명이 사람들이 되려는' 사람들 정도 아닐까 합니다.
그럼에도, 캠프 안팎이나 특보 등 인사가 관심이나 주목을 받는 건 이번 대선이 조기대선인 것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대선에서 이기면 인수위 없이 곧바로 정권을 인수받게 되는데 내각 등 주요 공직 후보자 추천이나 인선과 맞물리면서 관심이 더 큰 것 같습니다.
◇ 이재명 씽크탱크 '성장과 통합', 집권 뒤 예비 내각 인력풀 '주목'관련해서, 앞서 언급한 이 전 대표 씽크탱크 성장과 통합에 전 국무조정실장, 기재부 차관, 외교부 차관, 산자부 차관, 보건복지부 차관 등 전직 고위 관료들이 대거 합류한 게 눈에 띕니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반면교사로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관료 장악과 통제의 고삐를 정권 초부터 확 틀어쥐려는 포석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당장 지난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정부 기재부 관료들이 장관을 비롯해 코로나 추경과 국민지원금 지원에 저항한 게 결과적으로 이재명 후보의 0.73% 차이 대선 석패와 무관치 않다는 인식도 깔려있는 것 같습니다.
대선에서 이길 경우 인수위 없이 바로 정권이 출범하니까 반면교사든 뭐든 만반의 준비를 미리 하는 건 좋은 일입니다.
관련해서 이 전 대표와 자주 통화한다는 민주당 모 중진에게 '내각 인선 작업이 어떻게 돼 가냐, 누가 주도하냐'고 물어보니 바로 '누가 하긴, 이 대표가 하지'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하긴 자기가 쓸 사람 자기가 고르는 게 맞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누구를 어디에 쓸지는 전적으로 인사권자의 권한이자 선택입니다. 인사권자는 행한 인사에 대해 책임을 지면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도 문득 듭니다.
◇ 조언 그룹은 많은데..'만기친람' 이재명에 듣기 싫은 쓴소리 직언할 수 있는 사람은?이 전 대표에 조언이나 도움말을 줄 사람은 주변에 차고 넘치는 것 같은데. 이 전 대표 생각과 다른 조언이나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나? 있을까? 있게 될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 전 대표가 아무리 탁월한 식견을 갖고 있고 만기친람 꼼꼼하게 챙긴다 해도 모든 것을 다 알 수도, 행할 수도 없고. 때론 오류나 잘못을 안 범할 거라고 장담할 순 없을 겁니다.
그랬을 때. '잘못 가고 있다, 그러시면 안 된다'고 쓴소리 직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과연 있나, 있을까 하는 의문입니다.
이미 있다면 많다면 더 언급할 필요도 없겠지만. 혹여 주변에 그런 쓴소리를 할 사람이 없다면 한번 돌아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듣기 싫어하는 소리를 했던 이른바 '수박'들이 어떻게 됐는지 목격한 것도 있고, 지금도 가령 김동연 경기지사가 이 전 대표를 향해 조금이라도 날을 세우면 거센 비판 비난을 받는 것도 그런 생각을 들게 합니다.
◇ '이재명 일극' 비판 김동연에 "배은망덕", "완전 아웃" 비난 성토 쇄도

당장 민주당 경선 TV토론에서 김 지사가 이 전 대표를 향해 "특정 후보 일극체제, 기울어진 운동장 안 돼, 개헌 약속 안 지켜" 같은 비판과 지적을 쏟아내자 댓글엔 "깜도 안 되는 자", "배은망덕", "넌 이제 완전 아웃" 같은 원색적인 비판과 성토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정치인은 그 지지하는 사람을 보면 그 정치인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 '윤석열의 계몽령', 확신한다고 다 맞는 것 아냐..역지사지 필요김동연 지사나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윤석열의 계몽령'처럼 목소리가 크다고, 자기들이 확신한다고 그게 맞는 것도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요는, 가는 길과 지향하는 바가 같아서 의견이 다르거나 충돌이 없는 건 있을 수 있지만. 토론과 논의가 필요한 데서, 저건 아닌데 하면서도 말을 못 하거나 못 하게 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 아닌가 합니다.
자신을 독살하라 한 위징을 살려두고 간의대부로 삼아 평생 쓴소리를 자청한 이세민의 예를 생각해 봅니다.
◇ 위징을 죽인 이세민과 위징을 살려 간의대부로 삼은 이세민..정관의 치세위징이 없었어도 이세민은 이세민이었겠지만, 여러 훌륭한 재상과 신하들에도 불구하고 위징이 없었다면 당태종은 오늘날 그 '정관의 치'의 그 '당태종'이 될 수 있었을까. 없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이세민이 위징을 품을 수 있었기에 그의 아래에 방현령, 두여회 같은 명재상, 현신들이 치세 내내 있었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하루는 태종이 위징에게 묻습니다. 왜 어떤 군주는 지혜롭게 되고, 어떤 군주는 혼암하게 되는가.
위징이 답합니다. 겸청즉명 편청즉암(兼聽則明 偏聽則暗).
일을 처리하면서 각 방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두루 들으면 현명한 임금이 되고, 한쪽 말만 지나치게 들으면 혼암한 군주가 됩니다.
쓴소리를 마다 않고 듣는 군주. '지금처럼 굴면, 제대로 안 하면 망할 거'라는 간언을 병풍에 새겨 조석으로 바라보는 황제.
당태종이 위징 등 신하들과 나눈 대화를 기록한 '제왕학의 교과서'로 평가받는 <정관정요>(貞觀政要)엔 또 그런 말도 나옵니다.
◇ 쓴소리, 두루 듣지 않으면 어두운 군주가 된다..아는 게 아니라 행하기가 어려운 것비지지난(非知之難) 행지유난(行之惟難) 종지사난(終之期難)
알기가 어려운 게 아니다. 행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끝까지 가서 맺음을 하는 건 더 어렵다.
아무리 귀에 써도 쓴소리 듣기를 마다하지 않는 지도자. 잘못이 없는 게 아니라, 잘못을 지적받고 들으면 고칠 줄 아는 지도자.
그런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건 머리로는 다 압니다. 행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한번 시늉은 해도 끝까지 하는 건 더 어렵습니다.
내란 세력까지 용서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건 아니고 당연히 옥석 구분은 해야 합니다.
심판과 통합, 그 경계에서.
'대세론'을 받고 있는 이재명 전 대표가 본인이 강조하는 대로, 포용과 화합의 정신으로, 꼭 쓴약 '위징' 같은 사람을 얻어 끝까지 성공하기 바랍니다. '유재광의 여의대로 108'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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