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길에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50대가 자신의 심장과 좌우 신장, 안구 등을 기증해 5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2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56살 정명룡 씨는 지난 7월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습니다.
정 씨는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지속됐습니다.
이후 정 씨는 지난 8월 강북삼성병원에서 장기와 피부·뼈·연골·혈관 등 인체 조직을 기증했습니다.
인체 조직은 100여 명 환자의 기능적 장애 회복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정 씨는 지난 2022년 기증원을 통해 기증희망등록을 신청했습니다.
유족들은 그가 "생전에 기증 감소로 장기 이식 대기자 사망이 늘어난다는 뉴스를 보고, '사람은 죽으면 천국으로 가는데 다른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자'며 등록을 신청했었다"고 전하며 "고인의 뜻을 이뤄주고자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40년 넘게 재단사로 일해온 정 씨는 옷 만드는 것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 강의를 하거나 이들을 공장에 초청하는 등 재능 기부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씨의 주변 사람들은 정 씨가 집이나 공장에서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뭐든지 '맥가이버'처럼 금방 만들어주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먼저 다가가 이웃들 사이에서 별명이 '이장'이었다고 추억했습니다.
고인의 아내 김혜경 씨는 "갑자기 떠나니 마음이 무겁고 힘들기도 했지만,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했으며 어디선가 살아 숨 쉰다니 위로가 된다"며 "하늘에서도 잘 지내시라"고 남편에게 인사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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