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용산구에 '안전상' 수여했다가 이태원 유족 반발에 취소

    작성 : 2025-08-27 20:38:11
    ▲ 박희영 용산구청장(오른쪽)과 김진배 용산구 안전재난과장이 2025년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1등)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용산구에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상을 수여했다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반발에 이를 취소했습니다.

    서울시는 27일 "이태원 참사 피해자의 아픔이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용산구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필요 이상의 과도한 홍보를 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용산구가 수상한 '대상'에 대해 수상을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구의 수상에 대해 "유족의 고통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너무도 상식 밖의 일이었다"며 관계자들을 질책한 뒤 경위를 설명·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2일 2025년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용산구에 대상을 수여했습니다.

    이에 용산구는 보도자료를 통해 '용산이 함께하는 핼러윈 대비 다중운집 인파 안전관리'를 주제로 발표했으며 지난해 핼러윈 기간 이태원 일대에서 추진한 종합 안전대책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는 성명을 내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부적절한 시상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용산구청의 수상을 취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 핼러윈 축제는 하나의 현상이고 주최자가 없는 축제이기 때문에 자신은 참사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책임을 부정해 온 이가 바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주최자가 없는 축제에 대한 안전관리 책임을 두고 '과거에는 틀렸고 지금은 맞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려면 적어도 이태원 참사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통렬하게 반성이라도 해야 맞지 않은가"라며 "용산구청은 주최자 없는 축제에 안전관리 의무가 지자체와 지자체장 본인에게 있다고 시인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단순한 수상 취소 해프닝이 아니라 오세훈 서울시장을 위시한 서울시 행정의 무능과 안일함, 오만함과 뻔뻔함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용산구는 수상 취소 이후 입장문을 내고 "유가족과 피해자분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수상에 관한 보도자료를 낸 것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다시는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절박한 다짐으로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해 온 직원과 유관 기관의 노력을 공유하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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