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띠 승마인에게 '승마'란? 교감의 스포츠 [신년포털기획-다시 붉은 말처럼]

    작성 : 2026-01-20 11:35:16 수정 : 2026-01-20 13:26:31
    [최철원 광주광역시승마협회장]
    채찍보다 다정함으로…말과 함께 하는 삶
    단순한 여가가 아닌 회복과 집중의 시간
    말은 '세상에서 가장 겁 많은 동물'
    "서로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한 해 되길"
    "말과 내가 한 몸이 돼서 같이 호흡하면서 운동한다. 이런 표현을 씁니다."

    말은 인간과 가장 오래 함께 달려온 동물입니다. 전쟁과 이동, 노동과 생존의 현장에서 언제나 앞장섰고, 속도와 인내, 자유와 도약의 상징이 됐습니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가 밝았습니다. 불의 기운을 품은 말처럼, 멈추지 않고 나아가라는 의미가 담긴 해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말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한 승마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삶에 필요한 균형과 따뜻한 교감의 의미를 되새겨봅니다. [편집자주]

    ▲ 광주광역시승마협회 최철원 회장

    전남 화순의 승마장 <호스엔드림>, 인생 첫 승마에 도전한 기자는 이곳에서 말에 대한 깊은 애정을 품은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광주광역시승마협회 최철원 회장.

    곧은 자세와 단정한 말투, 자신의 말을 애정 어린 손길로 어루만지는 모습에서 승마를 단순한 스포츠 이상으로 여긴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말띠이자 병오년 생인 그에게 2026년 '붉은 말의 해'는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최 회장은 말을 좋아하게 된 계기를 어린 시절에서 찾았습니다.

    단순한 호감이 아닌, 오랜 시간 마음속에 품어온 동경이 시작이었습니다.

    "저는 원래 말을 좋아했고 어릴 때부터 서부영화, 특히 서부개척영화를 보면 환장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20년 전쯤 승마를 처음 시작했고, 사업 때문에 중단했다가 6년 전부터는 집사람하고 같이 다시 타기 시작했습니다."

    선수 출신은 아니었지만, 말과 함께 하는 시간이 쌓이면서 지역 선수들을 자연스럽게 돕게 됐고, 그 인연이 협회장을 맡게 됐습니다.

    그는 말을 대하는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해 주는 문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 말과 교감하는 최철원 회장

    "지상 위의 낙원은 말안장 위에 있다"

    그에게 승마는 단순한 여가가 아닌 회복과 집중의 시간이라고 합니다.

    몸과 마음을 단련시키는 일상이자 낙원이었던 셈입니다.

    "(승마는)운동량이 많고, 특히 칼로리 소모가 높습니다. 같은 시간당 조깅, 수영에 비해서 두 배 내지 세 배 정도 높다고 합니다. 말의 보법, 평보, 속보, 구보에 따라서 몸에 쓰이는 근육이 다릅니다."

    기자 역시 체험을 통해 그 말의 의미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승마는 허벅지, 복부, 종아리, 팔과 등, 어깨까지 전신을 쓰는 운동이었고, 그 이상의 감각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 KBC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최철원 회장

    "모든 스포츠가 그러듯 저희 승마인들 중엔 두 부류가 있습니다. 엘리트 선수들은 말을 타고 전국체전 1위를 하는 게 목표이고요. 저와 같은 생활체육인들은 정서적인 안정, 그다음에 신체적인 단련이 목표입니다. 그런 차원에서는 승마같이 좋은 운동이 없다고 생각을 하고요. 저희는 '말 등에 업힌다' 이런 표현을 씁니다. '인마일체'라는 표현을 저희가 합니다. 말과 내가 한 몸이 돼서 같이 호흡하면서 운동한다. 이런 표현을 씁니다."

    '인마일체'라는 말처럼 그는 말과의 교감에서 오는 감정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박차나 채찍은 쓰지 않고, 가능한 한 말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일단 박차를 사용하지 않고요. 채찍을 사용하지 않고. 그래서 종아리로 약간의 압박을 줘서 추진을 하면서 말에게 최대한 부담을 좀 적게 주려고 하고, 그리고 기승 자체가 말한테 미안하기 때문에 기승이 끝나면 가급적이면 말을 씻겨주고 마사지 해주고 만져주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운동을 마친 말에게는 당근과 간식을 챙겨 주며 고마움과 애정을 표현합니다.

    운동이 끝난 말이 간식을 기다리며 눈을 반짝일 때, 마음이 가장 약해진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저희 캐비닛에는 당근, 각설탕, 그리고 말이 좋아하는 과자 이런 걸 두고, 운동이 끝나면 항상 주죠. 말은 그걸 또 기다리고 있어요. 기승이 끝나면 저희를 쳐다보면서 애절하게 쳐다보면서 갈구해요. 안 줄 수가 없어요."

    ▲ <호스엔드림>에 순치돼있는 말의 모습

    그는 말을 '세상에서 가장 겁 많은 동물'이라고 했습니다.

    크고 단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예민하고 섬세한 존재라고 설명했습니다.

    "지구상에 가장 겁이 많은 동물이 말이다. 그래서 겁이 많으면 어떤 행동을 하겠습니까? 겁이 나거나 두려우면 그 자리를 피하고 싶고 도망가고 싶고 돌발 행동을 하고. 그래서 말은 참 겁이 많은 동물입니다. 그래서 기승자가 발로 감싸주고 곧비를 잡으면서 안정을 주면 말도 안정되게 운동을 같이 할 수 있는데, 기승자가 좀 긴장을 하거나 두려워하면 말은 피부로 그걸 느낍니다. 그래서 말도 두려워하죠. 그래서 처음에는 좀 힘들지만 그런 수련의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그는 승마를 통해 자신 역시 차분한 사람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 운동을 좀 더 많은 사람이 경험해 보았으면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대체적으로 저희가 이야기를 해보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말에 대한 동경, 승마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두려움을 많이 갖죠. 승마장에 오면 안전한 조끼, 가스 조끼를 착용합니다. 만약 말에서 떨어지면 에어백 같이 그 안의 가스가 순간적으로 충전되면서 착용자의 몸을 보호합니다. 또 안전하게 기승을 돕는 코치들이 있기 때문에 도전은 한번 해볼 필요가 있다. 용기 있는 자가 내 꿈을 이룰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호스엔드림> 승마장 내부 모습

    기자가 찾은 <호스엔드림>은 광주·전남의 선수들과 일반 체험자들이 함께 호흡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승마인들이 말 타는 법을 배우는 모습은, 승마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운동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병오년. 말띠 해를 맞이한 최 회장은 광주 승마 선수단에 대한 애정과 기대도 전했습니다.

    "올해는 정말 기쁩니다. 60년 만에 돌아오는 병오년. 붉은 말의 해입니다. 제가 병오년 말띠생입니다. 광주광역시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2025년도 전국체전에서 그 전년도에 비해서 두 단계 올라 전국 5위를 했습니다. 그래서 2026년에도 좋은 성적을 내기를 바라지만, 선수들한테 그걸 너무 강요하고 싶진 않고요. 이미 선수들이 작년에도 충분히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올해도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열심히 운동해서 본인들의 목표를 달성해서 전국체전에서 우리 광주시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그런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최 회장은 말이 사람의 마음을 그대로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말과 교감하며 얻은 태도처럼, 우리도 서로의 마음에 조금 더 귀 기울이며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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