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광주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송은유 작가의 첫 소설집 『빛과 결』이 출간됐습니다.
이 소설집에는 광주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먹을 잇다 등 7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송은유의 첫 소설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공통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결핍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등장 인물들은 부모의 부재, 신체의 훼손, 경제적 빈곤, 정서적 고갈에 시달립니다.
은하는 죽어가는 어머니와 한사코 그 어머니를 마주하지 않으려는 딸의 이야기입니다.
일찍이 진폐증으로 사망한 아버지의 부재와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어머니의 냉담함이 화자에게 드리운 짙은 그림자가 되었습니다.
마주 앉아에서는 아버지의 실종을 대하는 모녀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사표를 낸 후 당구장을 차리고 싶다는 보라의 아버지는 현재 생사를 알 수 없습니다.
보라의 어머니는 아버지를 쫓아낸 죄책감과 그의 귀환을 기다리는 간절함을 놀이라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해소하는데, 그 놀이가 화투, '삼봉'입니다.
이 단편의 대단원은 달빛이 그득한 마루에서 모녀가 마주 앉아 끝없이 화투를 치는 모습입니다.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의식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먹을 갈지만 글씨는 절대 쓰지 않는 단편(먹을 잇다)에서는 존재하지만 부재하는 듯한 아버지의 내면을 살피고, 죽어버린 아내가 골라준 다기가 깨졌음에도 버리지 못하고 계속 사용하는 이야기(다완)도 있습니다.
그렇게 오늘도 부서지고 갈라진 삶의 틈새를 메워나가기 위한 시간이 흐릅니다.
송은유 작가는 소설 속에서 나타나는 결핍의 그림자를 긍정하거나 낭만화하지 않고, 인간이 그것을 어떻게 견디고 변형시키는지를 세밀하게 관찰합니다.
또한 이 결핍을 단순히 비극으로 전시하거나 독자의 동정을 유도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는 인물들이 결핍을 어떻게 다루고 변형시키며, 나아가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는지를 추적하며 그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아름다움과 존엄을 찾아냅니다.
상처 자체가 아름다움이 될 수 있음을, 깨진 것이야말로 가장 완전한 것일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문순태 소설가는 송은유 작가의 문장에 대해 "간결하지만 밀도가 높고 내면의 미세한 결을 섬세하게 비춘다. 겉으론 잔잔하지만 안에는 오래 눌러둔 감정의 떨림이 흐른다"라고 평했습니다.
송은유 작가는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은 오래전 밀려났다고 여겼던 기억의 몇 조각들 혹은 한 계절을 건너온 마음의 어린 결들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송은유 작가는 광주대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2018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먹을 잇다로 등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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