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송암산단을 혁신산단으로(中)]미래차 애프터마켓 꿈꾼다

    작성 : 2025-10-08 09:00:01
    공단 노후화로 '자동차 정비 메카' 쇠퇴
    5년간 국비 등 1,560억 원 투입
    문화·디지털기반 모빌리티 거점 구축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생산현장인 산업단지에 빛과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최초 민간자본으로 1983년 조성된 '자동차 정비의 메카' 송암산단도 노후화와 미래차의 등장으로 쇠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업종 사양화에 대응해 '혁신지구 지정'을 마중물로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는 송암산단의 어제와 오늘을 심층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 송암산단 위치도

    ◇ 광주 유일한 '도심속 산단' 쇠퇴 가속
    1983년 '광주 생산도시화'의 염원을 담아 조성된 광주 송암공단은 현재 12만 5천 평의 부지에 45개의 자동정비공장을 비롯 가스, 기계, 화학, 물류업종 등 64개 업체가 들어서 있습니다.

    하지만 준공 40년이 지난 송암산단은 20년 이상 낡은 건축물 비율이 60.2%에 이르며, 열악한 도로 및 주차장 등 기반시설 노후화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노후화 문제뿐 아니라 미래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내연기관 자동차 정비 중심의 업종 사양화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광주 시내 전체 자동차정비 업체는 400여 개로 이 가운데 약 10%가량인 45개소가 송암산단에 포진하고 있습니다.

    과거 송암산단은 '자동차 정비의 메카'로 불릴 정도로 유명세를 탔으나, 도시 팽창과 더불어 상무, 첨단, 수완지구 등 지구별로 정비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송암산단의 경쟁력은 점차 약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3D업종 기피현상으로 인해 근로자 수가 줄어들고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넓은 부지면적 대비 유휴공간이 늘어나는 등 공단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송암산단에서 25년째 정비업을 하고 있는 동성자동차(주) 이병해 대표는 "과거 40~50명에 달하던 근로자가 현재 15명으로 줄었으며, 젊은 층이 들어오지 않아 대부분 50대 중반으로 채워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1천 평의 부지에 고작 10여 명이 일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장 운영이 버겁기만 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아울러 "대기업의 정비업 진출과 전기자동차의 등장으로 기존 정비업의 사양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송암산단은 산단 주변 지역이 아파트단지로 둘러싸이면서 소음과 교통혼잡 등 공단기능의 역기능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새 인근에 효천1지구 4,500세대, 효천2지구 5천 세대가 들어섰으며, 현재 광주대 뒤편 송암공원에 1,575세대가 건설 중에 있습니다.

    또한 송원대로부터 효천역을 연결하는 경전선 철길 사이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로 묶여 있어 산단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건축 비율이 20%에 그쳐 토지이용 효율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개발의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자동차부품 회사를 운영하는 박 모씨는 "이미 주변 지역은 도시화가 진행되었음에도 그린벨트 해제는 요원한 상황이다"며 "도로를 인접한 땅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하소연했습니다.

    한편, 송암산단의 상징이었던 남선연탄 등 연탄공장들이 정부의 보조금 중단으로 지난해 폐업하면서 빈 공장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남선연탄 부지에는 현재 물류창고가 지어져 물류업체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 미래차 애프터마켓 조감도

    ◇ 구조고도화와 환경개선을 통한 재활성화
    이처럼 공단 노후화로 인한 복합적인 문제가 얽히면서 구조고도화와 환경개선을 통한 산업단지 재활성화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송암산단은 40여 년의 낡은 틀을 벗고 '스마트 모빌리티 산업단지'로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광주시는 송암산단 도시재생을 위해 2023년 국토부 도시재생 혁신지구 공모에 신청, 선정돼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광주시는 내연기관 자동차 정비 중심의 송암산단을 미래차 애프터마켓 산단으로 탈바꿈할 계획으로 현재 광주대에 의뢰해 용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광주시는 산단 내 유휴부지에 5년간 국비 등 1,560억 원을 투입, 문화·디지털 모빌리티 애프터마켓 기반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세부적으로는 △전장 정비 인력양성·스마트 통합 물류 플랫폼 운영 등을 위한 모빌리티 복합허브센터 △광주첨단영상제작센터(CGI)·광주실감콘텐츠큐브(GCC)와 연계한 모빌리티 실감콘텐츠 제작, 미래차 쇼룸 등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를 도입한 첨단실감 문화콘텐츠 테마파크 △산단 근로자 주거환경 개선 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105호) 등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매년 150명 이상의 전장 정비 인력을 양성·공급해 산단 매출과 거주 인구를 각각 10% 이상 증가시키고 콘텐츠 테마파크를 통해 관광객을 유입한다는 구상입니다.

    사업 시행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신규 고용 1,567명, 생산 3,512억 원, 부가가치 1,290억 원으로 전망됩니다.

    광주시는 미래차 부품 생산거점인 빛그린산단·미래차 국가산단 등과 미래차 생산 이후 정비·튜닝·중고 매매·폐차 등 전 과정을 지원하는 송암산단 애프터마켓이 연결되면 미래차 생산부터 폐차까지 모빌리티 생애 전 주기를 특화하는 전장 기반 미래차 선도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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