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완 첫 시집 『슬픔을 헤아리며』출간

    작성 : 2025-08-28 09:14:01
    실존의 슬픔과 외로움 시로 승화
    영산강 탯자리, 시의 정신성 발원
    2025년 《문예사조》신인상 수상
    ▲ 김기완 시인과 시집 『슬픔을 헤아리며』

    시인은 실존의 슬픔과 외로움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극복하는 존재입니다.

    슬플 때는 슬픔 속으로, 외로울 때는 외로움 속으로 더 들어가 그것들을 시의 힘으로 이겨내는 것입니다.

    전남 나주 출신 김기완 시인이 첫 시집 『슬픔을 헤아리며』(시와사람刊)를 출간했습니다.

    김기완 시인의 70여 편의 시편에서 쉽게 만나는 슬픔의 정서는 겉으로는 정신적 고통의 표지로 나타납니다.

    눈물, 고난, 가난, 눈시울, 작별, 어둠, 상흔, 한, 피눈물, 애환 등의 시어 구사가 말해주듯 고통스러운 감정들로 점철됩니다.

    그러나 슬픔의 정서는 인간의 삶을 이끄는 힘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슬프다고 마냥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슬픔을 바탕으로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기 때문입니다.

    김기완의 시편들에서 슬픔은 곧 에너지가 되어 자신을 이끄는 역동성을 보여줍니다.

    여름 폭풍우 장대비 몰아치면
    숲은 발가벗겨진 벌건 알몸으로 드러나
    어둠에 삼켜지는 그대의 사리를 보고 말 것이다
    결국, 나는 흩어지는 상흔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안타까이 일렁이는 가슴 안고
    처연히 잠겨드는 영산강 노을 너머로 걸어가리라
    슬픔이 켜켜이 쌓인 아리랑 고갯길
    고난이 스스로 힘이 되는 고개를 넘는다
    솔씨 같은 슬픔의 힘을 깨달으면서.
    (슬픔은 힘이다中에서)

    김 시인의 시의 정신성은 그가 나고 자란 나주의 영산강에 탯자리를 두고 있습니다.

    시집『슬픔을 헤아리며』에는 실존(實存)의 슬픔과 외로움이 영산강의 노을빛으로 발하고 있는 듯합니다.

    유년의 삶과 가족사를 통해 지난한 삶과 순수했던 시절들을 반추함으로써 아름다운 삶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품고 있습니다.

    또한 그의 시가 지향하는 지점에는 때 묻지 않은 자연의 순수성을 노래하거나, 완전한 존재로서의 표본으로 삼은 자연을 인간의 삶에 동화시키고 있습니다.

    그의 또 다른 시적 관심사는 중심으로부터 이탈되어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드러내며 따스한 눈길로 살피는 이른바 휴머니즘 구현의 시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찬주 작가는 "김기완 시인의 시에는 실존(實存)의 슬픔과 외로움이 풀잎 끝에서 반짝이는 이슬처럼 맺혀 있는 것 같다."고 평했습니다.

    광주광역시에서 중고등교사로 올해 2월 정년퇴임한 김기완 시인은 2025년 《문예사조》신인상을 수상했으며, 동천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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