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내고 더 받는' 연금 개혁안..MZ세대가 신뢰할까?"

    작성 : 2025-07-08 07:51:46
    ▲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연합뉴스]

    18년 만에 연금 개혁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보험료율을 13%로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을 43%로 높이는 이른바 '더 내고 더 받는' 구조의 개혁안이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건데요.

    제도적 균형을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그 이면에는 국민연금의 미래에 대한 MZ세대의 깊은 불신과 위기의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오늘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가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국민연금과 관련된 논의는 2018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대, 고려대 등의 대학 커뮤니티와 디시인사이드, 네이트판 등 개방형 커뮤니티에서 연금 담론은 '기금 고갈'과 '연금 개혁'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됐습니다.

    수치로도 그 관심은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대학 커뮤니티 내 관련 게시글은 2018년 117건에서 2023년 996건으로 8.5배 증가했고, 개방형 커뮤니티 역시 같은 기간 143건에서 613건으로 4.3배 늘어났습니다.

    주목할 점은 단순한 불만 표현이 아니라, 연금의 지속 가능성과 구조적 개편을 둘러싼 실질적 논의로 진화했다는 것입니다.

    2018년까지만 해도 국민연금 관련 논의는 '공단 취업' 등 주변 이슈에 그쳤지만, 2023년에는 '기금 고갈', '재정 불안정', '세대 간 형평성' 등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키워드들이 강력한 주제군을 형성했습니다.

    특히, 대학 커뮤니티 사용자들은 연금 납입과 수령,기금 운용, 신뢰 문제,제도 개혁을 주요 의제로 다뤘고, 개방형 커뮤니티에서는 세대 간 연금 부담, 노후소득 보장, 재정 안정성, 제도 존폐까지 거론되는 등 문제의식이 더욱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이민", "폰지사기", "폐지"와 같은 극단적 단어들이 빈번히 등장하는 점을 들어, MZ세대가 국민연금 제도 자체에 대해 심각한 불신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개혁안은 이러한 들끓는 여론의 압력 속에서 어렵사리 합의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개혁이 국민적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도의 실질적인 지속 가능성과 투명성 강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가 특정 커뮤니티 기반이기에 MZ세대 전체의 여론을 대변한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청년 세대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도의 첫 단추는 끼워졌지만, 그 제도가 과연 MZ세대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믿음을 심는 일은 이제부터가 진짜 과제입니다.

    국민연금이 더 이상 '믿고 싶지 않은 제도'가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제도'로 거듭날 수 있을지, 국가의 설계와 소통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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