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술값 다시 오른다..소주 10개월 만에 반등, 맥주도 7개월 만에 인상"

    작성 : 2025-07-08 07:05:23
    ▲ 생맥주 가격 자료이미지 [연합뉴스]

    외식 소주와 맥주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열 달 가까이 이어졌던 하락 흐름이 멈추고 가격 반등세로 전환된 것인데요, 경기 침체에 따른 '미끼 할인' 전략이 끝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8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소주 외식 가격은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간의 하락을 끝내고 0.1% 상승했습니다.

    외식 맥주 역시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만에 0.5% 올랐습니다.

    소매점 술값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주 소매가는 16개월간 하락세를 이어오다 지난 5월 0.2% 상승한 데 이어, 6월에도 0.1% 오름세를 기록했습니다.

    맥주 소매가는 지난달 무려 3.1% 급등하며,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입니다.

    그동안 외식 술값은 매우 이례적인 흐름을 보였습니다.

    외식 소주는 2005년 8월부터 2023년 8월까지 19년 넘게, 외식 맥주는 1999년 12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무려 25년간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왔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장기간 이어지던 상승세가 꺾였던 배경에는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에 대응한 외식업계의 '생존 할인 전략'이 작용했습니다.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자영업자들이 술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대폭 할인하면서 소비자물가지수가 떨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가격이 오른 건, 이 같은 할인 전략이 끝났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영업 프로모션은 통상 1~2개월이지만, 이번에는 할인 기간이 꽤 길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서울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외식 소주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해 12월에는 -8.8%까지 내려갔지만, 최근에는 -3.1%로 낙폭이 크게 줄었습니다.

    부산은 작년 3월부터 1년간 하락한 뒤, 올해 3월부터 반등세로 돌아섰습니다.

    한편, 외식 술값의 회복은 대선 이후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 기대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해 말 비상계엄 이후 100 이하로 급락했지만, 4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하며 6월에는 108.7까지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밝은 신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한계 자영업자들은 할인 전략을 쓰고도 결국 폐업하면서 가격이 다시 원래 수준으로 돌아간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호프집은 1년 전보다 8.3% 줄었고, 숙박·음식업 취업자는 3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이 단순한 가격 상승이 아닌, 외식업계의 구조적 위기와 소비환경의 복합적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빚 부담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극단적 할인 전략까지 동원했던 것"이라며, "정권 교체로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가격을 원상 복귀한 사례도 많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처럼 외식 술값 반등은 단순한 가격 변화가 아니라, 경기 흐름과 자영업 생존 전략의 변곡점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많이 본 기사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