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타석 달랑 2명' 파죽지세 KIA, 묵묵히 버틴 이들 있었다

    작성 : 2025-06-20 16:48:16
    ▲ 득점에 성공한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최형우 [KIA타이거즈]

    '최형우, 박찬호.'

    리그 반환점을 앞둔 현시점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는 단 2명에 불과합니다.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 이야기입니다.

    19일 KIA는 kt wiz를 홈에서 5대 0으로 꺾고 5연승을 내달렸고, 그와 동시에 리그 단독 5위를 마크했습니다.

    지난 4월 12일 단독 10위까지 주저앉은 뒤, 69일 만에 가을야구 진출 끝자락에 안착했습니다.

    멀게만 보였던 1위와의 경기차도 4.5경기로 좁혔습니다.

    시즌을 앞두고 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 KIA의 전력은 1강을 넘어 특강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나성범, 김도영, 김선빈, 이우성 등 우승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팀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리그 144경기 중 절반에 가까운 71경기를 소화했음에도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는 단 2명에 불과했습니다.

    19일 기준, 1위 한화 이글스 4명, 2위 LG 트윈스 6명, 3위 롯데 자이언츠 4명, 4위 삼성 라이온즈 7명에 비교가 안 되는 수치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반등의 계기를 쓸 수 있었던 건 2군에서 묵묵히 실력을 갈고닦던 선수들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베테랑 최형우의 나이를 잊은 활약에 더해 지난해 골든글러브 출신 유격수 박찬호 그리고 오선우, 김호령, 김규성 등 2군과 백업 멤버들이 고른 활약을 해줬습니다.

    ▲ 2루타로 타점을 올린 뒤 세레머니를 하는 박찬호 [KIA타이거즈]

    오선우와 김호령은 지난 겨울, 미국 어바인 1군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하지 못할 정도로 사실상 1군 전력 외 자원이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왔을 때 두 선수는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타격하는 오선우 [KIA 타이거즈]

    ▲싹쓸이 적시타를 쳐낸 김호령 [KIA 타이거즈]

    오선우는 주전 외야수들의 연쇄 이탈 속에서도 타율 0.288 7홈런 25타점 등의 활약으로 중심타선의 공백을 메웠고 내·외야를 오가는 수비포지션으로 알토란같은 역할을 수행해냈습니다.

    '대수비 혹은 대주자'로 평가받던 김호령은 특유의 넓은 수비 범위와 빠른 발을 앞세워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엔 타격에도 눈을 뜬 듯 득점권에서 해결사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김규성, 윤도현 등 이름값보다 실력을 앞세운 선수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하며 빈틈을 메워줬습니다.

    그들의 성적이 눈부시진 않을지라도 매 순간 팀을 떠받친 '실제 전력'이었습니다.

    부상 병동이 된 디펜딩 챔피언이 다시 도약할 수 있었던 건, 어쩌면 그 '빈자리'를 조용히 채운 이들의 헌신 덕분일지도 모릅니다.

    정상 궤도로 향하는 KIA의 뒤편엔, 그런 이름들이 조용히 빛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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