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목소리, 80dB 넘지마"..안양 고교생 '여성 혐오 피켓' 논란

경기도 안양의 한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교내 체육대회에서 여성 혐오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찍은 사진이 SNS에 유포되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문제가 된 사진들은 지난 16일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사진에는 두 남학생이 각기 "여자 목소리는 80dB을 넘어선 안 된다", "여자는 남자 말에 말대꾸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정면을 바라보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 사진은 다른 학생의 SNS에 게시됐으며, 이후 다른 학생이 이를 외부에 제보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 속 피켓에 씌여진 문구는 온라인상에서 소위 '계집신조'라고 불리는 것으로 여성에 대한 명백한 비하와 혐오를 담았습니다.

시민과 학생들은 안양시의회 자유게시판을 통해 해당 학생들에 대한 징계를 촉구하는 민원을 수십 건 이상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교 측은 즉각 사태를 인지하고 22일 공식 사과문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학교장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일탈이 아닌, 성차별적 인식이 드러난 중대한 사안으로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교육적 관점에서 축소나 은폐 없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학교 측은 문제 행동을 한 학생들에 대해 생활교육위원회를 통해 선도 처분 여부를 논의 중이며, 전교생을 대상으로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가해 학생들의 실명과 사진이 유포되는 '신상 공개'도 발생했습니다.

안양 만안경찰서는 이들 학생의 보호자가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며, 21일 해당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