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불교의 성지 여수 흥국사에는
임진왜란 때 사용된 무기와 이순신 장군의 친필 현판이 보관돼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와 자치단체 등의 무관심으로 관리가 제대로 안 돼 보물급 유물들이 훼손돼 가고 있습니다.
박승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임진왜란 때 실제 쓴 유물들이 전시된
여수 흥국사 유물전시관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쾌쾌한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있고 거미줄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습기제거를 위한 에어컨은 아예 꺼져 있고
제습제 10여통만 덩그러니 놓였습니다.
전등은 필요할 때 그것도 최소한만 켜놓고 있습니다.
스탠드업-박승현
흥국사 유물전시관 지하 통로입니다.
건물에 방수처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다보니
이렇게 곳곳에 물이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보물급 유물들의 훼손상태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친필 현판은
벽에 아무렇게나 걸려있고 왜군을 무찌른 칼과 창, 철퇴에는 곰팡이가 피고
녹이 심하게 슬어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무기는 못이 박인 채 벽에
고정돼 있습니다.
4백 년이 넘은 지금도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승복은 전문적인 보존처리 과정도 받지 못했습니다
인터뷰-임동주/서울시 강남구
창고수준의 열악한 환경에서 방치되고 있는 임란유물은 모두 20여 점.
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 달에 3백만 원 넘는 운영비를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해 흥국사가 유물관리를 사실상 포기한 겁니다
흥국사 측은 운영비 지원을 받기 위해
문화재청과 여수시를 상대로 필요성을 설명했지만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인터뷰-영인 스님/여수 흥국사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의 직접 지휘를
받아 전란을 승리로 이끈 스님들의 소중한 유물들이 창고나 다름 없는 전시관에서
아무렇게나 방치되고 있습니다.
KBC 박승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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