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5.18기획2] 5*18 유족, 30여 년 한의 세월

    작성 : 2013-05-14 00:00:00

    5.18 민중항쟁 제33주년 기획보도, 80년에 갇힌 사람들, 5.18 트라우마를 말한다 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입니다.



    5.18에 직접 참여했던 시민들뿐 아니라 그 유족들 역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이들은 가정을 지켜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국가가 오히려 가족의 목숨을 빼앗아 가면서 충격과 더불어 배신감까지 느끼며 30여 년을 견뎌왔습니다.



    해마다 5월이면 이른바 5월 증후군에 시달리며 힘겨워 하는 유족들을 정경원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사업에 실패한 부모님을 돕겠다며 상고에 진학했던 기특한 아들,



    친구를 죽음으로 몰고 간 계엄군에 분개하며 도청에 남아있다 결국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80년 5월 27일 아침, 도청 앞에 쓰러져 있는 아들의 모습을 담은 외신 기자의 사진을 비롯한 사진 몇 장이 아들이 남긴 흔적의 전부입니다.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 위해 슬픔을 억누르고 투쟁에 앞장서 온 김길자 씨.



    위로받아야 할 자신에게 국가는 감시만 일삼았던 사실이 불현듯 떠오르자 한스러운 마음을 주체하지 못합니다.



    인터뷰-김길자/ 5*18 유족



    5.18 고문 후유증으로 남편을 잃은 박유덕씨도 30여 년째 극도로 심각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업차 광주를 방문했다가 죽어가는 광주시민들을 본 뒤 시신 수습 작업 등에 참여했던 박씨의 남편.



    가까스로 5월 27일 도청에서 살아남아 타 지역으로 피신을 갔지만, 5.18을 폭동이라고 칭하는 것이 화가 나 스스로 5.18에 참여했던 사실을 말해버렸습니다.



    남편은 그 길로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 해에 고문 후유증으로 목숨을 잃었고 4남매를 길러야 했던 박 씨는 면회조차 자주 못 간 것이 평생의 한으로 남아 있습니다.



    인터뷰-박유덕/ 5*18 유족



    CG

    이들을 비롯해 5.18 유족들도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피해자와 가족의 40% 이상이 트라우마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고, 중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망이나 행방불명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5.18 관련자들의 공격적인 성향이 가정불화를 낳으면서 또다른 후유증에 시달리는 가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트라우마가 후대로 대물림되기까지 합니다.



    인터뷰-최정기/ 전남대 사회학과 교수



    5.18로 가족을 잃은 슬픔을 치유할 틈도 없이 또다른 국가폭력에 시달렸던 유족들.



    30여 년이 지났지만, 80년 5월이 이들에게 남긴 한은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을 누르고 있습니다.



    KBC 정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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