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지적장애인과 노숙자들을 끌어모아 이들 명의로 대포폰과 대포차를 만들어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휴대전화를 개통해 준 노숙자를 이른바 섬 노예로 팔아 넘기기까지 했습니다.
정경원 기잡니다.
【 기자 】
지난 2013년 여름, 광주 광천터미널에서 노숙하던 49살 백 모 씨에게 누군가 말을 걸었습니다.
백 씨는 일자리를 소개해주겠다는 말에 이 사람을 따라 나섰고, 요구하는대로 자신의 명의로 휴대전화를 3대나 개통해 줬습니다.
이 사람에게 이끌려 전북 군산의 한 양식장으로 팔려간 백 씨는 겨우 도망쳐나왔는데, 한참 뒤 자신 명의의 휴대전화 요금이 8백만 원이나 연체돼 있단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 싱크 : 백 모 씨/ 피해자
- "내 명의로 요금을 8백 얼마까지 써버렸더라고요. 꿈에도 몰랐죠. 그렇게 고생하고 나왔는데 그때서야 사기 당한 걸 알았죠"
노숙자와 지적장애인 등 90여 명을 유인해 이들 명의로 대포폰과 대포차를 만들어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모집책과 개통책 등 역할을 분담하는 등 체계적으로 범행을 이어갔습니다.
▶ 싱크 : 안 모 씨/ 명의자 모집책
- "담뱃값 10~20만 원 벌려고, 몸이 안 좋고 해서 담뱃값 좀 벌려고 심부름 좀 했을 뿐입니다"
이렇게 개통한 휴대전화만 무려 2백여 대,
휴대전화는 대포폰으로 유통시켰고, 유심칩은 따로 빼내 게임아이템을 소액결제한 뒤 되파는 수법으로 무려 1억 8천만 원을 챙겼습니다.
한 피해자에게는 5천만 원 상당의 승용차도 할부로 구입하게 한 뒤 이 차를 대포차로 유통시키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신웅 / 광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이 사람들에게 술을 사준다든지 숙소를 제공해준다든지 이런 식으로 환심을 사 가지고, 또 돈을 주겠다고 유인을 해가지고 데리고 가서 대포폰을 발급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을 모아 재직증명서와 급여통장 거래내역 등을 허위로 꾸민 뒤 대부업체에서 1억 원 상당을 대출받게 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40~50%를 받아 챙기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붙잡힌 25명 가운데 범행을 주도한 조직폭력배 등 2명을 구속했습니다.
kbc 정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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