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대명' 이재명, ‘보수 책사’ 윤여준 영입..거침없이 대권킥, 바르고 떳떳함, 정정당당(正正堂堂)[유재광의 여의대로 108]

    작성 : 2025-04-28 17:01:52 수정 : 2025-04-28 17:26:46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KBC 광주방송 서울광역방송센터가 위치한 '파크원'의 도로명 주소입니다. 정치권 돌아가는 얘기, 세상 돌아가는 얘기, 이에 대한 느낌과 단상을 진솔하고 가감 없이 전하고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이재명, 89.77%..'제왕적 총재' 김대중도 못 밟아본 전인미답 득표율
    ▲ 지난 26일 열린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모습 

    89.7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얻은 득표율입니다.

    지난 1992년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당시 김대중 후보가 얻은 득표율이 58.2%. 97년 대선, 당내 경선 득표율은 77.53%입니다.

    89.77%. 90%에서 0.23% 모자라는 득표율.

    주변에 '가신'들을 거느린 '제왕적 총재'라 불렸던 '천하의 김대중'도 밟아보지 못한, 아마 꿈도 꿔보지 않았을 득표율 아닌가 합니다.

    대한민국 헌정사, 여야 정당사를 통틀어 아무도 밟아보지 못한, 말 그대로 전인미답의 득표율입니다.
    ◇대통령, '떼어 놓은 당상'..후보 수락연설 아닌 대통령 '당선인' 연설 보는 듯
    그래서 그랬을까요. 민주당 대선후보 수락연설도 그렇고 현충원 참배도 그렇고 이재명 후보의 어제 오늘(28일) 모습은 대선 '후보'라기 보다는 차라리 '당선인'의 그것처럼 보였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수락 연설 [연합뉴스] 

    대통령 당선인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이재명 대통령.

    흔히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합니다. 어떤 일이 틀림없이 이루어질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당상'(堂上)은 '당상관'(堂上官)의 준말로 조선시대 문신은 통정대부 이상, 무신은 절충장군 이상 정3품 이상의 품계를 가진 고위 관원을 이르는 말입니다.

    당상관 중에서도 종2품, 정3품 관원은 사극에서 많이 나오는 '영감마님' 할 때 그 '영감'(令監)으로 불렸고, 6조의 판서와 대제학 등 정2품 이상 의정부 3정승 등 정1품은 '대감'(大監)이라고 불렸습니다.

    우리가 영화를 보면 검사들을 '영감님'이라고 지칭하는 걸 많이 보는데, 고위 관리를 따로 높여 칭하던 습속이 남아있어 그런 것 같습니다.

    일종의 그들만의 리그, 호칭인데. 지금도 그러는진 모르겠는데. 판사들은 검사들보다 더 높여, 자기들끼리 '이 대감', '김 대감', 이렇게 누구 '대감'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 '당상'은 임금이 주재하는 아침 어전회의, 조의(朝議)가 열리는 '당'(堂)에 오를(上) 자격이 있음을 뜻하기도 합니다.

    '당'(堂) 자만 놓고 보면, 흙(土)을 높게(尙) 쌓았다는 뜻으로 반듯한 건물을 이릅니다.

    경복궁 '희정당'처럼 임금의 침소나 편전에 무슨 무슨 '당'이 붙는 게 대표적입니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당은 아마도, 지금은 샤부샤부 프랜차이즈 이름이기도 한데, 한때 정식 왕비로까지 책봉된 조선 19대 국왕 숙종의 후궁이자 20대 국왕 경종의 생모인 희빈 장씨, 장옥정이 침소로 쓰며 왕을 치마폭에 담아 정사를 주름잡았던 창경궁 '취선당'이 아닐까 합니다.

    당'(堂), 반듯한 건물이라는 뜻에서 우리가 익히 잘 아는 '당당(堂堂)하다'는 의태어도 나왔습니다.
    ◇이재명, 기세 당당.."압도적 정권교체, 새로운 시대 서막 열 것" 기염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당당하다'를 쳐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1. 남 앞에 내세울 만큼 모습이나 태도가 떳떳하다. 당당한 풍채. 당당한 말씨. 당당하게 주장하다.

    2. 힘이나 세력이 크다. 세도가 당당하다. 기세가 당당하다. 의기가 당당하다.

    어제 오늘 이재명 후보를 보면 그야말로 힘과 세력, 말과 기세가 '당당'해 보입니다.

    후보 수락연설에선 '통합'을 14번 외치며, "압도적인 정권탈환"과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열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습니다.

    "진짜 대한민국. 그 위대한 항로의 중심에 저 이재명이 함께 서 있겠습니다.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이재명입니다"를 외칠 때엔 우레 박수와 '이재명'을 연호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진짜 대한민국, 그 중심에 이재명, 지금은 이재명"..거침없는 '통합 행보'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8일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당 지도부와 함께 참배하기 위해 현충탑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보 첫 공식일정인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엔 민주당 최고위원과 의원 등을 병풍처럼 두르고 걸어와 현충탑을 참배했습니다.

    민주당의 해묵은 이슈이자 논쟁거리인 이승만 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 묘역도 아무 거리낌이나 주저 없이 참배했습니다.

    뭐랄까. 89.77%. '나 구대명, 이재명이야' 이런 느낌입니다.

    내친김에 이 후보는 충청권 기반 정당 자민련 총재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박태준 포스코 회장 묘역도 참배했습니다.

    정치적으로 중도보수를 아우르는 통합과 실용. 빨간색이니 파란색이니 아무 의미 없다. 경제는 내가 살린다. 내란 세력이 말아먹은 대한민국은 내가 살린다. 살리고 만다.

    IMF에서 대한민국을 건진 '김대중의 길'을 보이고 가려 하는 것 아닌가 합니다.

    거기에 대선 후보 확정 바로 다음 날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부 청와대와 정부에서 일했고, 이회창의 참모, 그리고 지금 국민의힘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던 '보수의 책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습니다.
    ◇'보수 책사, 국힘 산파' 윤여준, 선대위원장 영입..국민의힘 궤멸, 땅에 묻을 기세
    그래서. 이재명의 '통합'은, '분열 극복, 국민 통합' 사전적 의미의 통합과 함께, '압도적 정권탈환'의 다른 말 아닌가 합니다.

    정규재 조갑제, 대표적 보수논객 두 사람과 시간을 내 따로따로 밥을 먹으며 '내 편'으로 끌어들일 때부터 그런 느낌이 있었는데.

    어제 오늘 행보를 보면, 그야말로 보무도 당당하게, 통합, 압도적 정권탈환, 지금은 이재명, '거침없이 이재명'입니다.

    개인적으론. 국민의힘 창당준비위원장 출신을 데려와, 이번 대선을 통해 국민의힘을 정치적으로 궤멸시켜 땅속에 묻고 관 뚜껑에 못질하는 사람, 또는 그 상징으로 쓰려는 것 같아, '아~' 하는 약간의 탄성마저 나옵니다.

    조갑제 대표를 잠깐 언급했는데, 조 대표가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 후보에 대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재명(明), 이름에 해(日)와 달(月) 들어있어..정치인의 이름은 '숙명'
    "명랑한 분이다. 쾌활한 분이다. 이름을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있을 재(在) 밝을 명(明)이다. 밝을 명이 하나는 태양(日), 하나는 달(月)이다. 천성이 쾌활할 수밖에 없어서 그동안의 사법리스크를 견딘 것 아닌가"

    "이 후보에게 '이름이 숙명이 된다던데, 이름을 잘 지었다'고 말했다"는 게 조 대표의 말입니다. 조 대표가 말한 이재명의 '숙명'이라는 게, 하늘의 해와 달처럼 우뚝 빛나는 존재가 된다는 뜻하는 걸까요.

    아무튼, 한자엔 해(日)와 달(月)이 들어가는 글자가 많은데 대표적인 것이 '맹세'할 때 '맹'(盟) 자입니다.

    '盟' 자를 뜯어보면. 해(日)와 달(月) 그리고 피 혈(血) 자로 돼 있습니다. 하늘의 해와 달을 두고 피로 하는 약속이 '맹'(盟), '맹서'(盟誓)입니다.

    그리고 중국 고서 '춘추좌씨전'에 보면 '믿음이 없으면 맹세도 소용없다'는 구절이 나옵니다.

    아무리 하늘을 두고, 해와 달을 두고 하는 '맹세'를 해도. 지키지 않으면 맹세가 아니다. 소용없다. 필요 없다는 뜻입니다.

    정치를 한다는 것,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 말과 약속의 엄중함,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것, 뱉은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함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길게 한자 얘기를 한 건 한 가지를 말하기 위함입니다.
    ◇믿음이 없으면 맹세도 소용없어..이재명, 본인 약속 반드시 지켜야
    ▲ 인사말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연합뉴스] 

    이 후보가 많은 약속의 말을 하고 있고, 더 많은 약속, 공약을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론 지금까지 한 말 중에 두 가지는 꼭 지켰으면 합니다.

    우선 검찰 개혁 관련한 것입니다.

    "목표를 정해놓고 수사를 한다. 증거를 조작한다. 사건을 새로 만든다. 기소권과 수사권을 동시에 갖는 시스템을 끝내야 한다"

    지난 25일, TV조선 주관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한 말입니다.

    검찰에서 수사권을 떼 내 검찰을 공소청으로 바꾸겠다는 말로 들립니다.

    구체적 공약을 내놓고, 지키길 바랍니다.

    다른 하나는 개헌 관련한 것입니다.

    "개헌은 꼭 해야 할 일이다. 권력 구조 문제도 국민이 원하는 바대로 대통령 4년 중임제로 하되, 국무총리 추천제를 통해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

    지난 24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 말입니다.

    "대통령 후보들이 개헌안을 공약하고 국민 선택을 받아 그걸 기반으로 임기 내에 개헌하는 게 바람직하다. 빠르면 내년 6월 지방선거, 좀 늦으면 그다음 총선에서 할 수밖에 없다"고 구체적인 로드맵도 말했습니다.

    말한 대로 개헌안을 공약하고, 지키길 바랍니다.
    ◇정정당당(正正堂堂), 바르지 않으면 떳떳할 수 없어..검찰개혁-개헌 약속, 반드시 지켜야
    당당(堂堂)은 정정(正正)과 짝을 이뤄 쓰입니다. 정정당당(正正堂堂) 바르고 당당하다. 바르고 떳떳하다. 발라야 떳떳합니다. 떳떳할 수 있습니다.

    정정당당. 원래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인데. 무요정정지기(無邀正正之旗) 물격당당지진(勿擊堂堂之陳), '깃발이 흐트러짐 없이 가지런히 바르고 진영이 당당한 적은 치거나 공격하지 않는다'에서 나온 말입니다.

    바르고 당당하면 누구도 업신여기거나 가볍게 보지 못하고, 그 반대면 하찮게 낮춰 보거나 때리는 게 당연합니다.

    바르고 떳떳하다. 그럼에도 바름 없는 당당함, 바름 없는 떳떳함은 그냥 염치를 모르는 뻔뻔함, 무쇠 낯짝에 다름 아닐 뿐입니다.

    이 대표의 캐치프레이즈 '이재명은 합니다'.

    검찰 개혁도 개헌도, 앞으로 하게 될 많은 말들, 한 말, 한 약속은 꼭 하고 지켰으면 합니다. 그래서 정정당당. 자신의 말 앞에, 자신의 약속 앞에, 그리고.

    본인의 이름에 들어 있는 해와 달 앞에, 바르고 떳떳한 대통령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정치는 생물이라 하니, 혹시 모르니, 이 후보가 아닌 누가 되든 말입니다. '유재광의 여의대로 108'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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