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좀 와!"..스페인·이탈리아 곳곳 과잉 관광 반대 시위

    작성 : 2025-06-16 14:53:49
    ▲ 과잉 관광에 반대하는 바르셀로나 시위대가 15일(현지시간) 시내 중심가에서 관광객과 상점을 향해 물총을 쏘고 있다 [연합뉴스]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과잉 관광에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랐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지시각으로 1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선 6백여 명의 시위대가 '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호텔이 늘어선 시내 중심가를 행진했습니다.

    시위대는 거리에서 마주친 관광객들을 향해 물총을 쏘고, 호텔 앞에 연막탄을 터뜨렸습니다.

    시위대의 물총을 맞은 한 한국인 관광객은 NYT 취재진에 "우리를 동물처럼 취급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당신들의 휴가는 나의 고통"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던 시위대는 바르셀로나의 대표 건축물인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정 성당) 앞에서 경찰에 가로막혔습니다.

    바르셀로나뿐 아니라 이비자, 말라가, 마요르카, 그라나다 등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마요르카에서는 시위대가 관광버스를 멈춰 세우고 조명탄을 발사하기도 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나폴리와 밀라노, 베네치아, 제노바, 팔레르모 등에서 시위가 열렸습니다.

    제노바의 시위대는 시내 돌길에서 여행용 가방을 끌고 다니며 소음을 내는 방식으로 관광객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습니다.

    시위를 주도한 시민단체 측은 "현재 관광 모델은 경제적 번영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주택 위기와 같은 문제를 초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관광객 대상으로 에어비앤비 등 숙박 공유를 통해 임대보다 높은 이익을 얻게 된 집주인들이 임대를 중단하거나 임대료를 올리기 시작했고, 결국 주민들을 위한 저렴한 거주지가 사라지게 됐다는 겁니다.

    바르셀로나의 경우 인구가 160만 명이지만, 지난해 관광객 수는 2,600만 명에 달합니다.

    관광객 수를 급격하게 줄이지 않는다면 주민들이 지역사회에서 쫓겨나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시위대의 주장입니다.

    앞서 바르셀로나는 오는 2028년까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아파트 임대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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