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새 식품기업 60여 곳 가격 인상..물가 부담↑

    작성 : 2025-06-01 14:04:14
    ▲ 자료이미지

    올해 식품·외식업계에서 제품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져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농심과 오뚜기는 지난 3∼4월 국민의 저렴한 한끼 식사인 라면 가격부터 올렸습니다.

    동서식품은 6개월 새 두 차례나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빙그레는 눈에 띄지 않게 두 달 간격으로 품목을 나눠 가격을 올렸습니다.

    대상과 오리온은 과감하게 일부 품목이나 제품 가격 인상 폭을 한 번에 20% 안팎까지 키웠고 롯데웰푸드도 한 제품 가격을 1년도 안 돼 40%나 올렸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식품·외식업체들이 작년 12월 계엄 사태 이후 새 정부 출범 직전까지 집중적으로 가격을 올렸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작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최근 6개월간 가격을 올린 식품·외식업체는 60곳이 넘습니다.

    소비자 체감상 최근 가장 많이 오른 것은 동서식품 믹스커피로, 불과 반년 만에 두 차례에 걸쳐 20% 가까이 올랐습니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30일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7.7% 올렸습니다.

    주력 제품인 커피믹스와 인스턴트 원두커피 가격 인상률은 평균 9%에 달합니다.

    동서식품의 제품 가격 인상은 지난해 11월 15일(평균 8.9% 인상) 이후 불과 6개월 만입니다.

    대형마트에서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180개입)는 지난해 11월 상순 2만 9,100원에서 이날 3만 4,780원으로 비싸졌습니다.

    약 반년 만에 소비자가격이 19.5% 뛴 셈입니다.

    카누 아메리카노 미니(100개입)는 같은 기간 2만 2,400원에서 2만 6,700원으로 6개월 새 19.2% 올랐습니다.

    동서식품은 재룟값 상승과 환율 부담이 가중돼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유제품 가격 인상도 이어졌습니다.

    빙그레는 발효유 대표 제품인 요플레 오리지널 멀티(4개입)의 소비자가격을 3,780원에서 3,980원으로 5.3% 올렸습니다.

    빙그레는 지난 3월에 더위사냥과 붕어싸만코 등 아이스크림과 커피, 과채음료 제품 가격을 먼저 인상했다가 2개월 만에 다른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것입니다.

    지난달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가공유와 발효유 등 54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했습니다.

    hy는 야쿠르트 라이트 가격을 220원에서 250원으로 13.6% 올렸습니다.

    주류회사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켈리 등 맥주 출고가를 지난달 평균 2.7% 인상했습니다.

    오비맥주는 카스와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 가격을 지난 4월 평균 2.9% 올렸습니다.

    앞서 3∼4월에는 식품기업들이 라면 가격을 잇달아 올려 서민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라면은 저렴한 가격에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가공식품이어서 정부가 물가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는 품목입니다.

    1위 업체 농심이 지난 3월 17일 신라면 가격을 2023년 6월 수준인 1천 원으로 다시 올리는 등 라면과 스낵 17개 가격을 인상하며 신호탄을 쐈습니다.

    그러자 오뚜기가 4월 1일 자로 진라면 등 라면 16개의 출고가를 평균 7.5% 올렸고 팔도는 같은 달 14일부로 라면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이에 더해 농심은 이날부터 보노스프 4종 가격을 4천 원에서 4,400원으로 10% 인상했습니다.

    오뚜기는 앞서 지난 4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3분 카레와 짜장 제품 가격을 약 13.6%나 올렸습니다.

    앞서 제과업체에서도 가격 인상이 잇따랐습니다.

    오리온은 지난해 12월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습니다.

    초코송이는 편의점 가격이 1천 원에서 1,200원으로 20% 올랐고 촉촉한초코칩은 2,400원에서 2,800원으로 16.7% 인상됐습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6월에 이어 8개월 만인 지난 2월에도 가격을 올렸습니다.

    1,700원이던 초코빼빼로(54g)는 지난해 6월 1,800원에서 지난 2월 2천 원으로 8개월여 만에 17.6% 올랐습니다.

    크런키(34g)는 같은 기간 1,200원에서 1,700원으로 1년도 안 돼 무려 41.7%나 인상됐습니다.

    대상은 올해 1월 드레싱류 가격을 23.4% 올리고 후추는 19% 인상했습니다.

    식품·외식업체들은 원부자재 가격 인상과 수개월간 지속된 고환율(원화 가치 하락)을 이유로 지속적으로 제품 가격을 올려왔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작년 말 계엄부터 탄핵, 대선까지 정국 혼란 시기를 틈타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식품 기업들이 재룟값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에는 앞다퉈 나서면서도, 원재료 가격이 하락했을 때는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곱지 않은 시선도 여전합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식품·외식업체 등 60여 곳이 단기간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며 "이 같은 연쇄 가격 인상은 일정 부분 현재의 불확실한 시기를 틈타 기업 수익 확대에 집중한 결정이라고 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식품기업들은 품목의 특성을 고려해 소비자 물가안정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가격 결정 과정에서 보다 신중하고 투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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