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한 기분이었다"…절망의 끝에서 피워낸 박성국의 '대기자 반란'

    작성 : 2026-02-13 07:00:02 수정 : 2026-02-13 08:58:26
    ▲비시즌 실내 훈련중인 KPGA 박성국 프로

    "평생 하던 일을 못 하게 된다는 생각에 모든 걸 잃은 기분이었습니다. 회사로 치면 '실직'한 느낌이었죠."


    지난해 9월, KPGA 투어 '골프존 오픈 in 제주'에서 6년 11개월 만에 통산 2승을 거머쥐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전남 영광 출신 박성국(37·엘앤씨바이오)의 고백입니다.

    화려한 우승 트로피 뒤에는 은퇴를 진지하게 고민했을 만큼 깊었던 좌절과, 그 절벽 끝에서 자신을 채찍질하며 일어선 한 프로 선수의 처절한 사투가 있었습니다.

    2026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체력 훈련에 한창인 박성국을 만나 파란만장했던 지난 1년의 기록과 새로운 각오를 들어봤습니다.
    벼랑 끝에서 마주한 '대기자 신분'… 은퇴를 고민하다
    박성국에게 2024년은 잔인한 해였습니다. 제네시스 포인트 84위에 그치며 시드를 잃었고, 이어진 퀄리파잉 토너먼트(QT)에서도 공동 53위에 그치며 2025년 시즌 '시드 대기자(153번)'라는 불안정한 신분을 받아 들었기 때문입니다.

    시드를 잃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는 하염없이 울었다고 합니다.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그를 더욱 짓눌렀고, 당장 수입이 끊긴 상황에서 "이제 그만해야겠다"며 은퇴를 결심하기도 했습니다.

    절망의 늪에서 그를 건져 올린 것은 든든한 조력자들의 믿음이었습니다. 메인 스폰서는 시드를 잃은 상황에서도 "계약 해지 없이 끝까지 돕겠다"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박성국은 "그 결정이 아니었다면 아마 골프를 그만뒀을 것"이라며 당시의 감동을 전했습니다.

    아내와 딸의 눈물 섞인 응원 역시 그가 다시 골프채를 잡게 만든 원동력이었습니다.

    다시 일어선 박성국은 스스로를 철저히 개조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술을 완전히 끊다시피 했고, 매일같이 고통스러운 체력 훈련과 러닝 반복으로 몸이 가벼워지면서, 전성기 시절의 날카로운 스윙 감각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7년 만의 감격적인 우승... "대기자 신분을 떨쳐내다"
    부활의 서막은 2부 투어(챌린지 투어)에서 시작됐습니다. 정규 투어 출전 기회가 적었던 그는 2부 투어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경기에 임하며 8~9언더파를 몰아치는 등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습니다.

    그리고 찾아온 기회, 2025 KPGA투어 '골프존 오픈'에서 마침내 정상에 올랐습니다.

    ▲2025 골프존 오픈 파이널 라운드 16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한 박성국 프로가 18번홀 그린에서 우승 확정후 환호하고 있다. [KPGA]
    ▲2025 KPGA 골프존 오픈 우승자 박성국 [KPGA]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박성국은 "대기자 신분을 떨쳐냈다"며 오열했습니다. "많이 힘들었는데 이렇게 좋은 날이 온다"는 그의 말은 투어 생활의 고단함과 환희를 동시에 담고 있었습니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2년간의 정규투어 시드를 확보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습니다.
    2026년, "공격적인 마인드로 더 높이"
    최근 박성국은 우승자 신분으로 미국에서 열린 리브(LIV) 골프 프로모션 대회에 다녀왔습니다.

    비록 한 타 차로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며 "나도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체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는 그는 올해 목표를 '공격적인 마인드셋'으로 잡았습니다.

    "과거에는 시드 유지를 위해 방어적으로 쳤다면, 이제는 기회가 오면 무조건 잡겠다는 강한 마음으로 임하려 한다"며 "한 만큼 돌아온다는 진리를 뼈저리게 느낀다"고 전했습니다.

    벼랑 끝에서 '대기자의 반란'을 성공시키며 화려하게 복귀한 박성국. 한층 단단해진 그는 이제 2026년 시즌 새로운 도약을 준비합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많이 본 기사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