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용추계곡 인근에 이동통신 기지국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대형 헬기의 소음 때문에 인근 흑염소 목장마다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농장주들은 소음에 놀란 흑염소 수백 마리가 농장을 벗어나 산으로 달아났고, 불과 며칠 새 수십 마리가 유산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경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흑염소 5백여 마리를 방목해 기르던
이 목장 주인은 지난달 28일 저녁 깜짝
놀랐습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막사로 들어와야 할
염소들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목장 주인은 낮 동안 대형 헬기가 수차례 이착륙을 반복하면서 흑염소 2,3백 마리가 울타리를 넘어 달아났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흑염소들의 출산 시기를 맞아 출산에 임박해 있던 흑염소들이 계속해서 사산을 하고 호소했습니다.
싱크-목장 종업원/
새끼를 낙태해 버렸어요. 그래서 그 낙태한 것을 먹으려고 독수리가 계속 여기를 몇 마리씩 넘어와서 맴돌아요. 그래서 그것 주워먹고 가고 그러거든요
인근 목장도 마찬가집니다.
염소의 귀소본능을 기대며 달아난 흑염소들을 일단 기다리고는 있지만, 벌써 40여 마리가 유산돼 속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최연식/ 목장 주인
이들 목장에서 이런 사태가 불거진 건 지난달 28일부터,
한국전파기지국은 휴대전화 통화가 잘 안 되는 무등산 용추계곡 인근에 이동통신 공용기지국을 설치하기 위해 대형 화물헬기로 자재를 실어 날랐습니다.
하루 이착륙한 횟수만 무려 40여 차례,
소음에 예민한 흑염소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공사를 시작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게다가 소음이 큰 대형헬기를 이용하면서도헬기가 이착륙했던 지점 바로 인근에 있는 목장에만 동의를 구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싱크-한국전파기지국 관계자
저희는 (착륙 지점) 바로 위 목장 주인하고 협의를 했고, 여기(아래쪽 목장)도 한 번 가봤어요. 그랬더니 (목장주가) 해외여행을 가셨다고 하더라고요
한국전파기지국은 이번 공사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하겠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열흘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피해 조사 없이 민원을 제기한 목장 한 곳에 대해서만 보상을 검토하고 있어 목장주들의 불만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입니다.
kbc 정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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