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을 내지 않아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한 40대 남성이 자신을 구속시켜달라면서 난동을 부렸습니다.
오랜 교도소 생활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자 먹고살기 힘들다면서 벌인 일인데 이 남성은 오늘 결국 구속됐습니다.
이계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어제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의 사무실.
경찰관이 잠시 자리에서 일어난 사이,
조사를 받던 한 남성이 일어나 모니터를 집어들더니 책상 위로 힘껏 내리칩니다.
어제 새벽 0시쯤 서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48살 오 모 씨가 집기를 던지며 난동을 부렸습니다.
40만 원어치의 술값을 내지 않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이었습니다.
오 씨는 다시 교도소로 들어가고 싶은데 왜 구속하지 않느냐면서 이렇게 하면 구속되냐며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싱크-오 모 씨/피의자/"(죄를 지으면) 안 된다고 안에서는 (생각을) 했는데 밖에 나가면 다시 나도 모르게 또 하는 거예요"
사기와 무전취식 등으로 전과가 51범인 오 씨는 지난 9월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출소자 지원시설에서 생활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공사장을 전전했지만 오랜 교도소 생활로 사회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정인호/광주 서부서 형사과/"거기 가면 그래도 주거하고 밥은 먹을 수 있으니까, 아프면 병원도 보내주고... 그러니까 교도소 가려고 스스로 그랬던 것 같아요"
지난 19일에도 음식값을 내지 않은 혐의로 입건된 적이 있는 오 씨에 대해 경찰은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결국 오늘 구속됐습니다.
한편 오 씨의 경우처럼 출소자들이 재취업 등 사회에 다시 복귀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마련돼 있는 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kbc 이계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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