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큰 인기를 끈 '크로플'이 정점을 찍고 인기가 식는 데 5달이 걸렸다면, 최근 유행한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는 불과 2주 만에 대중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겁니다.
8일 연합뉴스가 '네이버 데이터랩'의 검색어 트렌드를 기반으로 주요 디저트 4종의 검색 빈도(7일 이동평균선 기준)를 분석해 '유행 반감기'를 추산한 결과, K-디저트의 수명 단축 현상이 뚜렷하게 확인됐습니다.
2020∼2021년 유행한 크로플은 검색량이 최고점에 도달한 뒤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기까지 163일이 소요됐습니다.
하지만 2023년 탕후루의 반감기는 54일로 줄었고, 2024년 두바이 초콜릿과 지난해 말 두쫀쿠는 각각 13일과 17일에 불과했습니다.
유행의 지속 시간이 5년 새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겁니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산업학과 교수는 "디저트의 생애주기가 과거에 비해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며 "탕후루에 이어 이번 두바이 디저트처럼 한두 달 잠깐 돌풍을 일으키다 이내 사라지는 패턴이 고착화하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이 '초단기 유행'의 여파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오후 찾은 종로구 한 디저트 가게 진열대에는 플라스틱 곽에 담긴 '두쫀쿠' 수십 개가 그대로 쌓여 있었습니다.
불과 몇 주 전 오픈런 소동까지 빚어졌던 곳입니다.
가게 사장 34살 박모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픈 30분 만에 '완판'했는데, 이번 주부터는 인기가 시들하다"며 "피스타치오 가격이 1㎏당 14만원까지 뛰었었는데 지금은 11만원 정도로 내린 걸 보면 벌써 유행이 끝난 것 같다"고 씁쓸해했습니다.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앱에는 재고 처리를 위한 할인 판매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유행 초기 각 가게의 두쫀쿠 재고 현황을 보여줘 인기를 끌었던 토스의 '두쫀쿠 맵' 상의 수치도 '여유' 수준으로 돌아선 지 오래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주원인으로 SNS 중심의 소비 패턴과 낮아진 공급 장벽을 꼽습니다.
맛을 음미하는 것이 아니라, 숏폼 콘텐츠를 위한 '인증용 소비'가 주를 이루다 보니 한 번 소비가 끝나면 발길을 끊는다는 겁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숏츠 등 SNS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습관이 이미 음식 소비 행위에 결합돼 있다"며 "한번 두쫀쿠를 경험해보고 콘텐츠로 남긴 뒤에는 관심이 식어버리는 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유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의 피해입니다.
뒤늦게 창업하거나 메뉴를 추가했다가 재고만 떠안는 '폭탄 돌리기'의 희생양이 되기 십상입니다.
용인에서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는 59살 권한숙씨는 열흘 전부터 두쫀쿠 판매를 시작했다가 낭패를 봤습니다.
그는 "다들 앞다퉈 '사재기'를 할 때 비싸게 재료를 구했는데, 유행 주기가 이렇게 짧아지니 재고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유행에 금방 불이 붙고 금방 가라앉는 양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두쫀쿠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곧 더 자극적이고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해 그 자리를 대체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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