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추위와 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이 유난히 힘겨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산 속 오지마을 주민들인데요.
대부분 노인들만 살고 있는 두메 산골 마을의 힘겨운 겨울나기를 박성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낮에도 햇빛 대신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화순군 이양면 상추동마을.
81살 양회득 할아버지는 허름한 한옥집
한 칸에 의지한 채 혹독한 겨울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의지할 곳은 군불을 때는 아궁이뿐.
땔감을 구하기 위해 틈나는 대로 지게를
메고 산에 올랐지만 요즘처럼 곳곳에 눈이 쌓이고 매서운 바람이 불 때면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양회득/화순군 이양면
맑은 물이 자랑거리였던 산골 마을의 지하수는 겨울이 되면 걱정거리로 변했습니다.
계속되는 추위에 지하수관이 얼어붙지는
않을까 단열제에 털모자까지 씌워놨습니다.
찬 바람은 집 밖 화장실까지 가는 길도
꽁꽁 얼어붙게 만듭니다.
김연임 할머니가 겨울밤 화장실을 오가다 바위를 밟고 쓰러진 게 수 차례, 몇 년 전에는 수술을 받을 정도로 크게 다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김연임/화순군 이양면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와 눈소식이 유난히 야속하기만 한 이 곳.
겨울이 가장 빨리 찾아오고 또 가장 늦게 떠나는 산골 오지마을의 하루는 도시보다 더 힘겹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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