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태풍 미탁이 할퀴고 간 전남 서남해안 김 양식장이 말그대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태풍에 무너진 어민의 심정,
박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가지런히 정렬돼 있어야 할 김 양식장이 쑥대밭이 됐습니다.
혹시나 김이 붙어있으면 건져다 다른 곳에 옮겨볼까 하는 마음에 연신 줄을 당겨보지만 나오는 건 한숨 뿐입니다.
스탠드업-박성호
명품김이라고 알려진 곱창김 양식 시설입니다.
이르면 이달 20일부터 수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었는데요. 현재는 이 그물 안에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모두 태풍에 떠내려가버린 겁니다.
일대 양식장 90%가 태풍 피해를 입은 상태, 폐허로 변한 삶의 터전을 바라보는 어민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갑니다.
▶ 인터뷰 : 김영연 / 피해 김 양식 어민
- "다 빠져버렸어요 김이..어쩔 수 없이 남아있는 시설은 다시 하긴 해야 하는데 저게 김이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울고 싶지만 어쩌겠습니까. 될 때까지 해보고.."
시설물 파손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벼농사에서 씨를 뿌리는 것처럼 김 양식도 그물에 김 종묘를 설치해 키워내야 하는데, 시기상 김 종묘가 더이상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양식 시설물을 빠르게 복구해도 올해 김 양식은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이용환 / 피해 김 양식 어민
- "우리 어민들 지금 애초에 바다에 안 나오는 사람들도 가득해요. 1년 재산을 다 말아먹는 바람 피해가 나버렸으니 밖에 나와서 뭔 일할 게 있겠습니까."
태풍 미탁이 휩쓸고 간 바다 위에는 하룻밤 사이 모든 것을 잃어버린 어민들의 절망만이 남았습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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