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꿈꾸는 복숭아농원' 주인 박승호 씨는 차츰 과수원이 자리를 잡게 되자 이곳에 농막을 짓고 '꿈'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마을과 떨어져 들판 한 가운데 자리한 과수원은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는 그 만의 '비밀화원'이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그리기와 캘리그라피, 드럼연주, 시 쓰기 등 내면에 꿈틀거리는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먼저 마음이 간 것은 그림그리기였습니다.
10년전 때마침 읍내에 화가가 들어와 미술관 겸 카페를 열자 매일 그곳을 드나들었습니다.
화가로부터 드로잉, 연필화, 유화 등 다양한 장르의 그림을 배우며 신비한 그림의 세계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그는 "얼마나 몰입했는지 하루에 드로잉 그림 15점을 그릴 정도로 심취해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가 그린 그림은 과수원 여기저기에 내걸려 있습니다.
그는 시 쓰기에도 상당한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일기를 쓴 것이 커다란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현재 '한양문화예술협회' 초대작가로 활동하며 꾸준히 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틈틈이 쓴 시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습니다.
최근 무명 가수에게 노랫말(가사)을 지어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밤하늘의 별을 볼 때 혹은 음악을 들으며 문득 시상이 떠오르면 시를 끄적이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겹 두 겹 묻어날 햇살을 묻어가며
바람이 하늘 끝에 닿아 햇살도 숨을
허덕인다
한숨 한숨 내뱉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열정을 가져본 사람만의 몫이었으리라
꾸었던 꿈보다
깨어나 이어지는 시간이
더 아름답기를 바라며
넘어가는 저녁노을에
그을린 살결 붉게 물들이고
오늘이 돌아갈 시간이다.
-'익어가는 복숭아 바라보며 끄적임'

그는 요즘 농막에 드럼 악기를 설치해 놓고 매일 연주 삼매경에 빠져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초대 가수를 초청해 농막 콘서트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예능 분야에 다재다능함을 보이고 있지만 젊은 시절에는 엔지니어로 밥을 먹고 살았습니다.
선박 정비 기술을 배워 5년간 해외 각국을 돌며 견문을 넓혔으며, 고향에 돌아와 농기계 정비 사업도 했습니다.
또한 기아자동차에 근무하다가 스카웃 되어 자동차정비공장 공장장으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돈을 벌기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해보았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그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그는 "여러 직업을 바꿔가며 돈을 보고 쫓아다녔으나 결국 손에 잡힌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지금 비록 부자는 아니지만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고 해맑게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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