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KBC는 [청년, 오래된 새로움]이라는 제목으로 빠름보다 깊음을, 가벼움보다 묵직함을 택한 청년들의 취향과 소비문화를 살펴봅니다.

◇ 떡 사려고 오픈런까지…'떡지순례'까지
떡픈런, 떡겟팅, 떡지순례.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등장한 새로운 표현들입니다.
떡집이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서는 '떡픈런', 인기 떡을 티켓팅하듯 구매하는 '떡겟팅', 유명 떡집을 찾아다니는 '떡지순례'까지.
전통 음식인 떡이 청년들의 새로운 디저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과거 떡은 이웃과 나누거나 돌잔치와 혼례 같은 경사에 함께 먹는 음식이었습니다.
이사를 하면 이웃에게 떡을 돌리며 인사했고, 잔칫날에는 떡을 나누며 기쁨을 함께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에게 떡은 몇 시간씩 줄을 서서라도 맛보고 싶은 특별한 디저트가 됐습니다.
SNS를 중심으로 확산한 디저트 열풍이 전통 음식인 떡에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 광주 '창억떡'부터 서울 '한정선'까지
떡픈런 열풍의 대표적인 사례는 광주의 '창억떡'입니다.
단호박 찰떡에 카스텔라 가루를 입힌 호박인절미로 이름을 알린 곳입니다.
한 유명 유튜브 채널의 광주 여행 영상에서 출연자가 호박인절미를 먹고 눈물까지 글썽이는 모습이 화제가 됐습니다.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창억떡을 맛보기 위해 광주를 찾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오랜 시간 줄을 서서 떡을 구매했다는 후기부터 유명 연예인의 오픈런 소식까지 전해졌습니다.
서울의 '한정선'도 떡 열풍을 이끄는 곳 중 하나입니다.
생과일과 요거트 크림 등을 넣은 퓨전 찹쌀떡으로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SNS에는 오랜 대기 끝에 떡을 구매했다는 후기와 함께 과일 찹쌀떡의 맛을 비교하는 숏폼 영상도 등장했습니다.
떡을 구매하기 위해 얼마나 기다렸는지, 어디에서 어떻게 먹었는지까지 공유하는 것입니다.
이제 떡은 맛뿐 아니라 구매 과정과 경험까지 소비하는 하나의 문화가 됐습니다.

◇ 맛보다 먼저 설명하는 '식감'
청년들이 떡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주목할 만한 요인 가운데 하나는 바로 '식감'입니다.
쫀득함, 꾸덕함, 바삭함.
최근 인기를 끄는 디저트들은 맛뿐 아니라 독특한 식감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맛은 영상으로 전달하기 어렵지만, 쫀득하게 늘어나거나 씹히는 모습은 화면을 통해서도 쉽게 전달됩니다.
두바이 쫀득 쿠키와 버터떡 등 식감을 강조한 디저트가 인기를 끄는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유명 과일 찹쌀떡집을 방문한 황 모 씨(24)도 떡의 매력으로 식감을 꼽았습니다.
황 씨는 "이로 끊어 먹기 딱 좋게 말랑하고 쫀득한 식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예전에는 떡이라고 하면 꿀떡이나 가래떡, 백설기가 먼저 떠올랐는데 요즘은 변형된 떡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계절마다 다른 메뉴가 나온다고 해서 또 사 먹을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익숙한 전통 음식에 새로운 재료와 형태를 더한 시도가 청년들의 취향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유통업계 인기...디저트로 자리 잡은 떡
떡에 대한 관심은 온라인 언급량과 유통업계 매출에서도 나타납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떡을 '디저트'로 언급한 게시물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넘게 늘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도 떡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이마트의 올해 1월부터 9월 17일까지 냉동 떡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증가했습니다.
롯데마트 역시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냉동 떡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늘었습니다.
떡이 명절이나 특별한 날 먹는 음식을 넘어 일상에서 즐기는 디저트로 소비되고 있는 것입니다.

◇ 유명 떡집 넘어 동네 골목까지…'힙'해진 전통
떡을 찾는 청년들의 발길은 유명 매장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맛있는 떡이 있는 곳이라면 지역의 작은 떡집도 새로운 방문지가 됩니다.
백설기 위에 토마토소스와 치즈, 페퍼로니를 올린 '피자설기'로 알려진 부산 영도다리떡방, 모나카 사이에 떡을 넣은 '앙버터 모나카떡'을 선보이는 서울 오복떡집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새로운 형태의 퓨전 떡만 인기를 끄는 것도 아닙니다.
할머니와 밀레니얼 세대를 합친 '할매니얼' 취향이 확산하면서 쑥떡과 흑임자 찹쌀떡 등 전통적인 메뉴도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SNS에서는 지역 곳곳에 숨어 있는 떡집을 추천하고 서로 방문 후기를 공유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청년들이 떡에서 찾는 것은 단순히 옛날의 맛만은 아닙니다.
쫀득한 식감을 즐기고, 직접 떡집을 찾아가며, 그 경험을 SNS로 공유하는 것입니다.
오래된 음식이지만 즐기는 방식은 새로워졌습니다.
전통 음식인 떡이 청년들의 취향과 만나 새로운 디저트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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