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물가는 가계의 실질소득을 깎아내리고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킵니다.
특히 저소득층과 중소기업들에 큰 영향을 미쳐서 분배가 악화하는 효과가 납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경제 체질 개선과 함께 원·달러 환율 1,500원대를 대비해 이를 전제로 한 경제 정책을 새로 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2%대 중반' 물가에 기름 붓는 환율…저소득층 직격탄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이미 2%대 중반까지 오른 물가 상승세를 더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30일 "통상 환율 상승이 3∼6개월 뒤에 물가에 반영된다"며 "본격적으로 환율이 오르기 시작한 시점을 고려할 때 내년 초부터 물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1.7%까지 낮아졌다가 9월 2.1%, 10월 2.4%로 오르며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지난달 2.2%로 이보다 낮았지만,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 지수는 두 달째 2.5%를 기록했습니다.
정책 연구기관들도 환율의 물가 전이 효과를 재확인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4월 원/달러 환율이 1%포인트(p) 상승하면 같은 분기에 소비자물가는 0.04%p 오른다고 분석했고, 한국은행 가국 물가동향팀장은 "환율이 1% 상승할 때 소비자물가는 0.03% 정도 상승하는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습니다.
물가 상승은 가계의 실질소득 감소, 소비 위축으로 이어집니다.
식료품·연료 가격이 오르면 체감 물가가 높아지고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대출이자 부담도 완화되지 않습니다.
특히 생계 필수품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일수록 물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습니다.
이자 부담도 금융 취약계층에서 더 큽니다.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한은도 최근의 환율 상승이 물가에 미칠 영향에 경계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7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1,400원을 넘어가면 금융 안정을 걱정하던 때와는 달리 지금은 외환 시장에 불안은 없다"면서도 "금융 안정의 문제가 아니고 고환율로 인해 물가가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은 우려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 고환율이 밀어 올린 원가…기업 수익성 '흔들'
고환율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은 기업에도 부담입니다.
수입 원자재·부품 가격 상승은 생산비 증가를 부르고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합니다.
기업이 이를 최종 소비자 가격에 반영한다면 결국 소비자물가 상승세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환율 위험 관리에 취약한 중소기업에는 더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하도급 구조 속에 가격경쟁력이 핵심인 중소기업일수록 원가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지 못한 채 고스란히 떠안을 가능성도 큽니다.
허준영 교수는 "2010년 이후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원·달러 환율과 수출 증가율 간의 상관관계가 마이너스였다"며 "우리나라는 원자재,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한 뒤 수출하는 구조라 환율이 높아지면 비용이 증가해 수입기업, 수출기업에 모두 부담"이라고 했습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최근에는 외국에 생산기지를 둔 기업이 많다"며 "현지 인건비·부품 조달 비용이 커지고 기업 어려움이 가중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결국 구조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자본시장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추가 환율 상승을 전제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옵니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갈 가능성도 있다"며 "1,500원대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경제 모델을 추정하고 내년에는 고환율 시대를 가정한 정책을 짜야 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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